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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재미있는 우리말, 이제 실수하지 말아요


 

 

 

오랜만에 쇼핑을 나온 폴리씨가 매장을 찾지 못해 안내 직원을 찾아갔어요.

 

"여기 OOO 매장이 어디에요?"

"OOO 매장 말씀이십니까? 여기서 쭉~ 가시다가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왼쪽으로 가시면 두번째에 계십니다."

 

설명해 준 그곳에 계셔서(?) 폴리씨는 매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의류매장은 어느 곳보다도 계절의 변화에 민감한 것 같아요. 어느새 봄옷들이 진열되어 있더라고요.

 

"고객님, 이 제품은 이번에 나온 신상품이세요. 옷 색깔이 너무 예쁘죠? 빨강과 검정 두 가지 컬러가 있으시구요."

"빨간색으로 주세요"

"죄송합니다만, 빨간색은 지금 없으시구요~ 주문하셔야 합니다."

"그럼 검정으로 할게요. 얼마에요?"

"10만원이시구요. 이번에 적립하면 포인트가 12,500점이시네요."

 

안내 직원, 매장 직원 모두 정말 친절했는데요. 뭔가 기분이 이상했어요. 여러분도 느끼시나요? '시'를 붙여 높임말을 만들지만, 아무 곳에 붙여도 될까요? 

 

직원들의 친절하고 공손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귀에 거슬리는 이유는 '사람'이 아닌 '상품'을 존대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빨간색은 없으시구요.'를 '할아버지 안 계세요.'와 비교해 보세요. 빨간색을 높이고 있음을 알 수 있죠? 빨간색에 '시'를 붙여 존대를 하고 있어요.

 

높임말을 만들어주는 '시'는 주체를 높여주는 역할을 해요. 주어를 높이기 위해 쓰이는 말이므로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서야 물건이나 색상, 가격을 높여쓰는 데 쓸 수 없죠. 상품이 아무리 비싸도, 아무리 질이 좋아도 손님보다 높을 수 있을까요? ^^

 

 

 



 

 

끝인사를 할 때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맺는 경우, 자주 보셨죠? 메일, 카드, 대화 등에서 참 자주 쓰이는 말인데요. 어떤 말이나 시간을 잘 보내라는 뜻으로 '~한 하루 되세요' 또는 '~한 시간 되세요'라고 인사해요. 하지만 이 말도 아름다운 우리말은 아니예요. 이렇게 자주 쓰는데도 잘못됐다니 폴리씨가 잘못 알고 있는 게 아니냐고요? 폴리씨와 함께 알아볼까요?

 

"민아는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라고 말한다면, 민아는 열심히 노력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민아씨, 즐거운 주말 되세요."라고 말한다면, 민아씨가 즐거운 주말이 되어야 해요. 민아라는 '사람'이 즐거운 주말, 행복한 주말, 신나는 주말이 될 수 없답니다. 이처럼 '되다'는 주어가 어떠한 형태나 상황으로 바뀔 때 쓰이는 것이 알맞아요.

 

이제 우리 인사할 때, '즐거운 하루 되세요.' 말고 '오늘 하루 즐겁게 보내세요'라고 말해봐요!

 

 

 

 

 

 


 

여기서 O, X퀴즈!

 

"블로그를 방문해주신 정책공감 친구 여러분 행복하세요~!"는 맞는 말이다. 

 

정답은? X 


몇 분이나 맞추었을까요?^^ 정답을 맞췄다면 무엇이 틀렸는지도 알고 계신가요? '방문해주신'? '친구 여러분'? 설마... '행복하세요'? 그래요, 바로 '행복하세요'가 잘못된 표현이에요. 우리는 상대방의 건강, 행복을 기원할 때 '행복하세요'라고 말하는데요.

 

'하세요'는 명령형이으로 '(너는)해라'라는 뜻이에요. '하자'는 '(우리 같이)하자'라는 뜻의 청유형이고요.

명령은 상대방이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동작을 나타내는 동사는 명령형은 가능해요. '소금 집어주세요', '컴퓨터 이제 꺼라'처럼 말이죠.

 

반면 '예쁘다'와 '행복하다'는 동사가 아니라 상태를 나타내는 형용사랍니다. 동사는 주어의 동작이나 과정을, 형용사는 성질이나 상태를 나타내요. "예뻐져라" 말한다고 외모가 예뻐지나요? "행복해라" 말한다고 행복할 수 있나요? 아니죠~^^

 

"행복하게 사세요" 또는 "건강하게 지내자"라고 말하는 것이 바른 표현이랍니다.

 

 

이제보니 우리가 생활 속에서 자주 쓰고 있는 말인데도 잘못된 말들이 참 많네요. 폴리씨도 무심코 잘못된 표현을 쓰진 않았나 반성했어요~ 특히, 손님을 대하는 직원들은 혹시라도 손님이 불쾌할까 염려하여 계속해서 '시'를 붙여 높임말을 쓴다고 하는데요. 

 

올바른 표현이 입에 붙지 않아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불러올 거예요. 하루 한 번 바른 표현을 쓴다면 예쁜 우리말을 더 아름답게 쓸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