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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엘리트교육 과정이 없는 한국

엘리트교육 과정이 없는 한국
김정룡 글

 

김정룡 kzl0917@naver.com

 

[서울=동북아신문]중국에서는 중앙 최고 지도부 간부로 등용되려면 적어도 기층행정조직(향·진)의 당위 혹은 정부의 행정단련을 거쳐 현·시급 나아가서 성급 지도부간부로 승진하고 나서 소수자가 최고 권자에 오를 수 있다. 개별적으로 도시국유기업에서 기층간부로부터 정계에 진출하여 한걸음, 한걸음 위로 밟아 최고엘리트에 등극한다. 기층부터 중앙에 이르기까지 공산주의청년단조직과 당교는 중국식 엘리트양성 전문기관이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에 비해 방식이 다르지만 엘리트과정을 밟는 교육이 있다. 클린턴과 작은 부시 같은 전 대통령들이 엘리트교육과정을 거쳤다. 일본에서는 하다못해 외무성공무원이 되려면 일본 내 엘리트교육과정을 거치고 중국담당을 맡자면 먼저 대만에 유학하고 다음 대륙에 가서 공부하고 그다음 구미에서 보는 중국을 알기 위해 구미에 유학 간다. 외무부공무원이 되기까지 8년 혹은 10년이란 시간이 수요 된다. 업무상에서 베테랑 수준급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미국과 일본 같은 엘리트과정이 없을뿐더러 중국처럼 기층조직부터 행정과정을 밟는 프로그램이 전혀 결여되어 있다. 그래서 대학교수가 장관으로 임명되고, 대학 총장 혹은 검찰출신 외 별 다른 정부계열의 행정경험이 없는 분이 총리후보로 지명되고, 변호사가 경관(京官:서울시장)이 되고, 학생운동권 출신이 국회의원이 되었다가 도지사로 되고, 과학자가 대통령후보로 인기를 끌기도 한다. 1948년 대한민국정부 이래 역대대통령을 살펴보면 기층조직부터 행정과정을 거친 분이 단 하나도 없다. 이승만은 미국에서 박사를 취득한 학자출신이고, 박정희·전두환·노태우는 순 군부출신이고, 김영삼과 김대중은 평생 민주화운동 하던 분이고, 노무현은 변호사출신으로 한때 해양수산부장관을 잠깐 지낸 경력이 전부이고, 이명박은 대기업사장출신으로 서울시장을 거친 것이고, 박근혜는 정당을 움직이는 정치는 잘했을지 몰라도 행정경험이 전무하다.

중국에 비해 한국의 엘리트교육과정이 없는 현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필자는 문화로 해석하려 한다.
중국인은 물을 끓여 마시므로 하여 모든 일에서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즐기는 관습이 정착되었던 것이다. 식사하는데 몇 시간씩 먹는 현상이 바로 먹는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과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결국 최고엘리트권좌도 잡다한 행정과정을 거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중국인은 겉(表)보다 내실을 다지는 문화를 즐기기 때문에 최고엘리트권좌에 오르려면 역시 내실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인은 예로부터 산 좋고 물 좋아 어디가나 즉석에서 냉수를 벌렁벌렁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과정을 생략하고 결과에만 치중하는 문화가 자리잡아왔다. 그래서 한국인은 내실을 다지는 과정 같은 문화를 거부하고 결과에만 치중하게 되었고 결국 이(里:속)보다 표(表:겉)에 집착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치경력이 전무하고 행정경험이 전무한 학자도 대통령후보로 인기가 대단했던 것은 역시 한국인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만 치중하는 문화의 발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정치에 있어서 인기몰이란 말이 많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는 한국인의 특이한 문화 ‘멋’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멋’이란 문화는 역시 내실(속)을 무시하고 겉(表)에 집착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다. ‘멋’을 추구하려면 역시 과정이 생략될 수밖에 없고 결과에만 매달리게 된다. 국회의원후보나 대통령후보로 나선 분의 과거 행정경력이나 혹은 앞으로 국회의원이 되고 대통령에 등극한 후 자격 적합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임시 ‘멋’이 있으면 그 쪽에 확 몰려든다.

엘리트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은 한국대통령이 엘리트교육을 받을 대로 받아온 중국주석에 비해 왠지 깊고 넓은 철학이 결여되어있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