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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있어서

에코 스쿨을 참여한 대학생들이 말하는 "내가 본 돌나라"

1년에 한번 개최되는 돌나라 유기농 체험 에코 스쿨.
신청자가 많아 정인원 모집의 선정이 여간 어렵지 않단다.
그럼에도 한번 에코 스쿨을 참여한 학생들 중에는 재방문을 요청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
올 여름에도 찾아왔던 새로운 참가자들의 체험담을 모아보았다.
젊고 예리한 청년들의 눈에 비추어진 돌나라는 과연 어떤 곳인지, 진솔한 목소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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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에코스쿨을 참여하기 전엔 어렴풋이라도 몰랐습니다. 그저 빠른 세상 속에서 나도 같이 빠르게 행동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발전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나라에서는 느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느림은 단순한 느림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행동하고 웃으며 천천히 나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제게 큰 파장을 준 것은 돌나라 사람들이 믿고 있는 것에 대해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그대로 실천하는 삶이었습니다. 교육 교재로 나눠주신 책자에서 '우리 가족이 건강할 수 있는 법칙은 신선한 물을 마시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고 신선한 공기 마시고, 신선한 운동을 하고 신선한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라고 적어놓은 페이지를 보고 우리 가족들을 떠올려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바쁘고 경쟁이 가득하여 치열한 현대 사회 속의 현대가족인 우리집.
각자 개인의 삶이라는 핑계때문에 얼굴보며 다같이 따뜻한 밥 한끼 먹을 시간조차 빠듯하고 서로에게 칭찬이나 격려의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건지, 서로간의 시간이 왜 이리도 줄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돌나라는 그들의 공동체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믿고 공존하며 돕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처음엔 책자에서 봤던 노래가 '무슨 노래를 만들어서 부르는 거지?'라는 생각도 갖게 했지만 서두르며 빨리빨리 걸으며 살아가는 저에게는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정성으로 농산물을 기르며 기쁨으로 수확하고 사랑으로 전달하는 그들의 마음에서 돌나라는 자기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아낌없이 내어주고 나누는 화목하고 다정한 한 지붕 한 가족들이 여럿 모인 대가족이었습니다."(서원대학교 정치 행정학과 4학년 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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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말하자면 '정'이었습니다. 처음 돌나라 공동체 및 왕피천을 갔을 때는 여느 농총마을과 다름없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교관님들과 학생들과 친해지고 서로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서 '정이 많으신 분이구나.' 싶었습니다. 공동체 체험을 할 때도 그러했습니다. 저는 잡초를 뽑는 봉사를 하였는데 지역주민분이 오셔서 알려주시고 먹을 것도 주시면서 손자를 돌보듯이 대해주셨습니다. 숙소와 식당을 오가면서 만나게 되는 동네 주민분들은 순박하게 저희를 만나면 웃으며 인사해 주시고 받아주셨습니다. 도시에서는 절대 생각도 못할 일입니다. 모르는 사람이 인사를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고 가는데, 이곳 분들은 이상하게 쳐다볼 법한데도 저희에게 웃으며 인사해 주시고 키우시던 강아지도 만지게 해주시고 가족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공기도 좋고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마을이라는 생각이 들어 '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어느덧 개강을 하고 에코캠프를 다녀온 지도 한 달이 넘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에코캠프의 정이 그립고 동기들도 그립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을 통해서 따듯한 온기를 품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건국대학교 보건환경과학 3학년 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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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 5일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왕피리에서 돌나라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어 상당히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돌나라의 가치는 분명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며, 후세에 길이 전해야할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청년들을 바른 길로 인도해주려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았고, 저 또한 충분히 그럴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돌나라가 앞으로 세태의 변화를 기꺼이 받아들임과 동시에, 좀 더 개방적인 자세로 돌나라만의 가치를 전파하면 더욱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4학년 고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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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더불어 자연과 살아가는 곳이었다.
현대에 이렇게 자연과 잘 어울리는 사람들이 있을까 할 정도로 자연과 진짜 친구인 사람들이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 아니 많이 부러웠다. 유기농 음식, 주위의 나무와 맑은 물은 지금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욕심없이 살아가는 곳이었다.
'자기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으로 생각하고, 서로를 배려하였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이고 가장 신기했던 것은 마트 얘기였다. 돈을 주고 사는 곳이 마트인데 여기서는 각자가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가져갈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하였다. 이건 진짜 서로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남들보다 더 가져야 한다는 '욕심'이 있다면 할 수 없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 가장 돌나라의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나 싶다."(성균관대 교육학과 3학년 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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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라는 마치 자급자족하는 한그루의 큰나무 같았다. 때 되면 열매를 맺고 잎을 변화시키고 잎을 떨어뜨리는 나무처럼 자기 스스로 조용히 매순간 성장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을 들여다보면 마치 뿌리서부터 가지 끝까지 사이좋게 영양분을 나눠 갖는 나무처럼 돌나라 또한 모두가 사이좋게 화목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몇 가지 인상이 깊었던 것을 꼽으라면 가장 큰 것은 슈퍼가 별로 의미가 없다는 것이었다. 슈퍼가 가운데 있기는 하나 돈을 안내고 자기가 필요한 만큼 가져다 쓰고, 그 수량을 공책에 기록한다는 점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도시에 만약 그런 슈퍼가 있다면 하루도 못돼서 모든 슈퍼의 물건들이 동이나 버릴 텐데 말이다. 돌나라의 회원분들이 얼마나 선량하게 살아가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둘째로는, 매끼를 직접 재배한 야채와 과일로 유기농 식사를 한다는 것이었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농사를 한다는 것이 내가 알기로는 엄청나게 손이 많이 가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농사를 직접 해서 서로 필요한 만큼 나누고 그것으로 음식을 해서 드신다는 것이 너무나도 신선하고 아름다웠다. 마지막으로는 돌나라 회원들의 얼굴에는 늘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처음 갔을 때부터 뵐 수 있었던 교관님들은 다들 싫증이나 짜증 한번 내지 않으시고 얼굴에 늘 웃음을 띄고 계셨다. 그래서 '교관님들만 이렇게 얼굴이 좋으시나?' 하고 잠시 생각도 했었는데, 3일차에 다른 마을에 가서 보니 다른 마을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돌나라 회원들의 얼굴은 누구 하나 찡그리고 걱정하는 인상없이 환하게 웃는 낯이었다. 아무래도 자연을 벗삼아서 아무 근심걱정없이 사셔서 그런 것 같다.
아무쪼록 돌나라에 대한 여러가지 평가가 있었지만 내가 직접 가서 본 돌나라는 인간에 대한 부정적 평가들을 반증하는 새롭고 신비한 마을이었다. 매 순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요즘 같은 시대에 돌나라와 같은 공동체가 아직까지 존재한다는 것은 아직까지 인간에 대한 희망이 남아있다는 희망의 불빛이라고 생각한다."(서울 카톨릭대학교 의류학과 3학년 정유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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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욕심 없이 아이같이 살 수 있는 곳 돌나라
제가 보고 느낀 돌나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해 있는 삭막한 도시에서는 볼 수 없던 이웃 간의 정을 돌나라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곳은 매점이었습니다. 특별한 주인이 지키고 있는 곳이 아니라 개인의 양심에 의지하여 무인 시스템으로 물건을 조달하는 곳. TV에서만 보던 시스템이 실제로 실행되는 것을 보며 이곳 사람들은 정말 순수한 마음을 갖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4박 5일간의 체험기간 동안 그 어떤 사람도 찡그리고 있거나 불평불만을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습니다.
모두 한가족처럼 하하호호 웃고 살고 자연 속에서 진정으로 행복을 느끼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도시의 어린이들이 학업에 치여 어린 나이부터 학원, 학원하는 아이들과 달리 정말 맑고 순수한 웃음으로 저희를 맞아주었습니다. 순수한 어린이들을 보면서 '나는 언제 이렇게 순수한 적이 있었나, 무엇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인가, 왜 도시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보기 힘든 것인가'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곳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이 이 아이들을 지켜주었고 앞으로도 돌나라를 이끌어 갈 원동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부디 돌나라가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폐쇄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돌나라의 '녹색 행복'이 다른 곳에도 널리널리 퍼져서 온 나라가 푸르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한양대 신문방송학과 3학년 박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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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나라 한농복구회는 한번 품은 뜻을 돌같이 그 마음과 뜻이 변질되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이나 단체를 뜻한다고 한다. 유기농을 통해 한국의 농촌을 복구하고 지구환경을 회복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유기농사업과 해외농업 사업을 하고 있고 뜻이 맞는 사람들끼지 모여서 마을을 이루고 살고 있다.
여기 와서 교관님의 말씀을 듣고는 문화 충격에 빠졌다. 밤에 잘 때에도 문을 걸어 잠그지 않는다니! 요즘같이 흉흉한 세상에, 있을 없는 일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돌나라 한농마을에서 4 박 5일을 생활하고 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을 사람들 모두가 '이모, 삼촌'의 호칭으로 서로를 부르고 있었고, 모두가 농사도 식사도 함께 하는 가족이었다. 이사 온 지 약 7년차, 나는 아직도 우리 옆집 사람들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가끔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칠 때면 눈인사를 할 뿐이다. 이런 내게 한농 마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어떻게 마을 사람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의아했다. 하지만 곧 답을 찾게 되었다. 한농 마을 사람들은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같은 신념을 가지고 석선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서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석선 선생님의 강의하시는 주제는 흥미로운 것들이 많았다. 부모효도, 인류애, 자연 사랑, 이웃 사랑 등.... 모두 관념적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천이 어려운 주제들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믿는 바에 흔들리지 않고, 추구하는 바대로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한농 마을의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동의대 한의예과 2학년 김혜수)

<돌나라 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