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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있어서

안식일 '안' 자도 듣기 싫었던 내가...

글 | 이은형
 

어렸을 때 우리 동네에 안식교를 다니는 가정이 하나 있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들 뒤에서 쉬쉬하며 “저 집은 안식교 다녀.” 하던 모습이 기억이 난다. 사람들은 그들을 이상한 사람들로 취급하며 그 집에 가까이 가는 것을 꺼려했었다. 나는 안식일이 뭔지는 몰라도 사람들이 손가락질하기 때문에 그냥 싫었다.
크면서 그들에 대해 더 알게 된 사실들은 안식일을 더 싫어하게 만들었다.
“안식교는 이단이래. 토요일에 교회를 간대.
토요일 날은 학교도 안 간대. 고기도 안 먹는대....” 등등.
그들을 알게 될수록 정말 이상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가까이 가기도 싫었다.
모두가 이단이라고 흉보았으며
나도 이단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지만 같이 흉보았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우리 언니가 그들한테 넘어가서 이단에 빠졌다. 언니로 인해 평화롭던 우리 가정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온 가족이 모여 식사하는 시간은 언니가 아버지한테 야단맞는 시간이었다.
우리 집은 언니가 안식일을 지킴으로 인해 정말 많은 문제가 일어났으며 재산상의 손해도 막대했다. 친척들이 너희 집은 언니 때문에 망했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실 정도였다.
안식일이라는 단어가 너무 지겨웠다. 어렸을 때는 그냥 싫어했었는데 나이가 들어서는 진짜 끔찍하게 싫었다.
그런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내가 그렇게 싫어하는 그들의 집회에 참석지 않으면 안 될 상황에 닥쳤다. 많은 갈등을 했지만 사면초가가 된 막다른 골목에서 그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었기에 할 수 없이 그 이단 집회에 참석했다.
성전에 앉아 있으려니 말씀이 들려오는데 강사님은 옳은 말씀만 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어느새 듣는 말씀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정신이 바짝 들었다.
‘이것이 참 종교고 참 교회다.’ 하는 마음이 들었다.
며칠 지나면서부터는 흥분되는 기대감으로 다음 시간을 기다리게 되었다.
그런데 아뿔사! 강사님이 ‘안식일은 복 받는 날’이라고 하시는 것이다.
여태까지 말씀은 다 좋았는데 하필이면 그 꼴도 보가 싫은 안식일이 복 받는 날이라니!
 
세상에서는 안식일을 지키는 안식교는 이단이라는 것이 하나의 공식처럼 되어 있다.
심지어는 신앙을 하지 않는 사람들조차도 일요일 지키는 교회들은 인정을 하지만
안식일 지키는 교회는 이단이라고 흉을 보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이것은 사단이 그렇게 했다는 것도 말씀을 들으면서 알게 되었다.
 
다음 시간에는 안식일이 어떻게 주일로 바뀌어졌는지 자상하게 알려주셨다.
나는 안식일을 부인하려고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부인할 수 없도록 완벽하게 증거하셨다.
안식일은 이단이 아니라 너무 귀한 생명의 날이었다. 
이제부터는 나도 안식일을 지켜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큰일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토록 핍박하던 언니네 식구들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몹시 자존심이 상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안식일을 몰랐을 때야 이단이라고 핍박할 수 있었지만 안식일이 옳다는 것을 안 이상 달리 선택할 길이 없었다. 마음속에서 엄청난 투쟁을 하다 하나님께 굴복하였다.
그 때로부터 28년이 지난 지금 난 안식일을 지킨다는 것이 너무 자랑스럽다.
처음에는 안식일을 지키면서도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숨기려 했었지만
지금은 온 세상에 나타내고 싶다.
온 세상에 자랑치고 싶다.
신문을 통해 이제서야 안식일이 옳다는 것을 안 사람들에게
나는 벌써 오래 전부터 안식일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서
아주 자신 있게 증거한다.
“안식일은 하나님께 속한 날이고 모든 사람의 생과 사가 달려 있는 우주 생명의 날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