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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에 있어서/석선선생님 저 새 세상의 주인들(대산출판사)

새 세상의 주인들 - 제6장 발이 되어라 2

 

 

발의 품성과 생애
예수께서 세상에 있는 자기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실 때에 제자들이 사랑스러우시면 얼굴을 닦아 주시든지 손을 잡아 주시든지 하지 왜 하필이면 제일 밑에 때묻은 냄새나는 발을 어루만져 주시면서 그것을 깨끗이 씻겨 주심으로 자기의 사랑을 표시해야 하셨는지, 이제부터 예수님의 깊고 오묘한 교훈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발은 인간의 모든 백체 가운데 가장 낮은 곳에서, 땅바닥 밑에서 모든 백체들을 일생토록 받들어 봉사해 주면서 살아가는 지체입니다. 그는 일생토록 남을 위해 봉사만 하되 한마디의 불만이나 불평도 할 줄 모르는, 가장 아름답고 겸손한 무아의 봉사자입니다.
발은 다른 지체들과는 달리 일생토록 남 봉사만을 위하여 살면서 평생을 가도 자기 얼굴 한번 밖으로 내놓거나 자랑할 줄 모르는, 언제나 냄새나는 신발 속에 자기 얼굴을 감추고 말없이 봉사만 하는 무아의 봉사자입니다. 그러다가 지치고 병이 들어 무좀, 습진에 걸려 자신이 썩을지라도 발은 어느 한 지체, 자기 위에서 항상 자기를 부리며 심부름만 시켜 대던 눈, 코, 입, 머리 등을 올려다보면서 원망 한마디 하는 법이 없습니다. 발은 온유하고 겸손한 봉사자입니다.
그런가 하면 발은 언제든지 궂은 일은 혼자 다 하는 성실한 일꾼입니다. 다른 지체들이 들어가기 싫어하고 안 들어가는 시궁창이나 변소 바닥 같은 곳을 발은 언제나 서슴지 않고 먼저 뛰어 들어갑니다. 그런가 하면 좋은 땅, 영광의 땅, 가나안 땅이나 신천지 새 세상에도 제일 먼저 앞장서서 들어가 안내하는 자도 이 발입니다.
발은 세계 마라톤 대회에 나가 있는 힘을 다해 뛰어서 영광의 1등을 합니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 중에 이 발을 인정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느 누가 발을 붙잡고 족고(足苦)했다고 칭찬해 주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들 나와서 아무 상관도 없는 손만 붙잡고 수고했다고 흔들어 주면서 손에게 상과 상품을 한 아름씩 안겨 줍니다. 그런가 하면 아무 상관도 없는 얼굴을 TV와 신문에 크게 올려놓고 1등의 영광을 높여 줍니다. 이때 밑에 있는 발이 이 광경을 올려다볼 때에 얼마나 기가 막히겠습니까! 욕심 많고 이기심 많은 사람 같으면 당장 노발대발 화를 낸 후 어디론지 달아나 버릴 것입니다. 그러나 발은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한 사실로 1등은 자기가 해 놓았는데도 영광은 손과 얼굴이 받고 있을 때에 전혀 자기가 없는 이 발, 예수님의 마음, 하나님의 마음을 가진 이 발은 손과 얼굴이 영광을 받는 것을 올려다보면서 기뻐하는 말,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요 3:30)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무익한 종이 … 할 일을 한 것뿐이라」(눅 17:10)고 하면서 냄새나는 신발 속으로 여전히 자신을 감추고 사라져 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오, 발아! 발아! 발아! 너는 어찌 그리 겸손하여 자기가 없느냐? 도무지 욕심이나 자아(自我)란 털끝만치도 없는 발아, 너는 어쩌면 그리도 아름다운 마음과 무아(無我)의 예쁜 마음을 가지고 살았더냐? 발아! 너야말로 하나님 앞에서 최고의 칭찬과 상급을 마땅히 받을 어여쁜 자로구나.” 하시면서 칭찬해 주신 것입니다.
내가 청년 시절 군대 갔을 때 이웃 부대들과 섞어 달리기 시합이 있었습니다. 20명씩 한 팀이 되어 뛰는데 내가 영광의 1등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부대 사람들이 몰려와서 몸을 들어 올리고 수고(手苦)했다며 아무 상관도 없는 손을 잡고 흔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발을 잡고 족고(足苦)했다고 할 줄 알았는데, 엉뚱한 손이 영광 받고 얼굴이 영광 받기에 발에게 물어 보았습니다. “얘, 발아! 1등은 네가 해 놓고 영광은 엉뚱하게 손이 받고 얼굴이 받고 몸이 받는데 네 기분이 어떠냐?” 하니까 발이 대답하기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이다 하고는 냄새나는 워카 속으로 쏙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때 나는 이렇게 겸손하여 자기가 없는 무아의 아름다운 발 친구에게 얼마나 감동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ps:대산출판사 석선선생님 저 새 세상의 주인들은 www.doalnara.co.kr에서 확인하실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