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호 기자의 환경 이야기 <17> 인간이 초래한 '미친 더위' 가속 전망
2035년 지구기온 3.6도 상승 예측
'2040년대 초 월 최고기온 기록 관측이 현재보다 12배 늘어날 것이다'.
독일의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내용입니다. 쉽게 말하면 2041년 8월 중 어느 날의 낮 최고기온이 이전에 측정된 8월 역대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설 확률이 12배 높아진다는 얘기입니다.
'듣기 좋은 육자배기도 한두 번'이라고, 또 지구 온난화 얘기냐고 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2012년 미국 연평균 기온이 1895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12.9도로 이전 최고 기록인 1998년보다 1도 높았다는 것입니다. 지난해 연평균 기온은 지난 20년 평균보다 3.2도 높습니다.
포츠담 기후변화연구소는 특히 지난 10년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기간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럽을 비롯해 아프리카, 남부 아시아 및 아마존 등의 지역에서 월간 최고기온 극값 발생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연구를 주도했던 딤 코우모 박사는 "2010년 러시아, 2009년 호주, 2003년 유럽 등이 대표적인 혹서기를 보낸 지역"이라고 말했습니다. 2010년 모스크바의 7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무려 8도 가까이 높았습니다. 두 차례나 37.8도를 넘었습니다. 가뭄까지 겹쳐 하루 300~400건씩 산불이 발생하면서 당시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사실상 모든 것이 불타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무더위로 숨진 사람이 약 5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2003년 유럽에서도 끔찍한 무더위로 3만5000명이 숨졌습니다. 당시 유럽환경청은 "5000년 만에 최악의 온난화"라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보유한 전 세계 1만2000개 지표에 대한 131년 동안의 월간 기온 기록을 분석한 포츠담기후변화연구소는 주로 지난 40년 동안 가파른 기온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원인의 80%는 인간의 경제활동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또 지난 10년간 발생한 이례적인 무더위 때문에 엄청난 인명 피해와 산림 화재, 수확 감소 등이 나타나고 있지만 인류와 생태계의 적응은 더디기만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우모 박사는 "현재 관측되는 신기록 추세를 고려했을 때 2040년대에는 2020년대나 2030년대 기록될 무더위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 틀림없으며, 우리가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더워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월 최고기온 극값 경신이 12배 증가할 것이란 전망에 대해서도 "이는 전 세계에서 평균적으로 나타날 현상이며, 일부 대륙 지역에서는 값이 이보다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은 최근 각국이 화석연료 개발사업을 확대함에 따라 2020년까지 6.34Gt(기가톤)의 이산화탄소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이미 지구촌에는 화석연료 생산과정에서 연평균 31.2G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35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7Gt에 도달할 경우 지구 기온은 섭씨 3.6도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포츠담연구소의 보고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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