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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한중동포 간 서로 미워하는 이유?

 

한 중국동포 누리꾼이 한국인들이 조선족을 미워하는 이유에 대해서 ‘갑오전쟁(청일전쟁)에서 일본이 승리’했다는 근세 역사를 들면서 그 이후 ‘중국과 중국인을 미워하게 됐고’ 그 연장선으로 ‘중국에 사는 조선족까지 미워한다’는 논거를 펼치는 글을 봤는데 황당하고 괜스레 쓴웃음이 나오는 것은 왜일까.

물론 그와 같은 주장은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으로 치부하면 그만이고, 별의별 희한한 주장까지 등장하는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과하지 않다면 그저 그렇게 이해해줄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그 글을 읽고 ‘조선족이 한국인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글을 쓰려고 했지만, 그 또한 개인적인 소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니 언급해 또 무엇 하겠는가.

사실 중국동포 관련 사이트에서 한중동포 간 서로에 대한(개인 간이 아닌 집단에 대한) 적개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조금 다른 아이에게 행해지는 ‘왕따 식의 유치한 집단 심리’가 작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종종 있다.

또한, 그 누리꾼이 주장하는 글 일부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기도 뭣하지만, 그 글의 댓글 가운데 ‘한중 간 근대사에 있어 이념 대립이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한국인의 반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는 의견이 유독 눈에 띄는데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중국동포 관련 사이트에서 수년 동안 누누이 언급한-작금 한중동포 간 적개심의 근저에는 한쪽은 ‘무시와 차별’에 대한 배신감, 한쪽은 잘못된 ‘과시욕과 우월감’에 대한 자괴감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필시 한중교류 초기에는 한중동포 모두 동족으로서의 애틋함이 더 컸을 것이라 필자는 믿고 있고, 믿고 싶다. 물론 갈수록 상황 인식이 조금씩은 변화하는 양상도 띠고 있는 듯하지만, 적어도 아직은 한중동포 간에 동족으로서의 유대감이 적개심보다는 우세하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문제는 온 · 오프에서 한국 내 지역갈등을 조장하고 부추기는데 여념 없는 일부 영호남의 못난이들처럼 상대에 대한 적개심을 가진 몇몇 소수 또는 그룹이 스스로 정당성을 얻기 위하여 분열과 대립의 조장에 열 올리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

동포 관련 사이트에서 ‘우리 한국’, ‘우리 중국’하는 일부 한중 누리꾼들처럼, 현실에서 뭣 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이들이 ‘~과’ ‘~동문’ 등 같은 자신이 속한 각종 집단의 족보의 우월성(탁월성)을 즐겨 언급하곤 한다. 필자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더욱 피부에 와 닿는…. 왕수박이 “나 미스코리아 나간 여자야!” 하는 것처럼, 이러한 족보에 대한 찬양은 곧 자기 비하의 증거일 수도 있다. ◈



두루미
연변통보 2014-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