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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자기자랑’만 일삼는 사람들

일부 한국인들의 전형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리 한국’, ‘우리 한국인’ 하면서 사사건건 자기자랑을 일삼는다. 그들의 정서를 유심히 관찰하면 마치 세계가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거나, 대한민국이 성경에서 나오는 천당 또는 석가모니 극락세계 못지않은 나라다고 열변을 토하거나, 혹은 그런 착각으로 타인을 끌어가려는 의도를 지닌 조금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일면이 있다.

어떻게 보면 북조선의 ‘세상 부럼 없는 으뜸의 나라’와 스타일과 거의 비슷하다. 단, 북조선보다 경제적인 면에서 여유 있고, 이념적 색깔이 조금 다를 뿐. 스타일을 놓고 보면 한마디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물론 한국은 몹시 어려운 시기를 극복했고, 많은 기적을 창조한 나라일 수도 있다고 본다.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가장 못 사는 나라 중의 하나였던 지난 세기 대한민국은 이제 추억이 됐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선진국 문턱을 내 디뎠고, IT 강국으로 부상했고, 우수하고 걸출한 인재를 많이 배출해 세계 방방곡곡에서 당당히 한국인으로서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이 점에서는 한국인과 같은 민족으로, 또한 이 세상에서 한국인과 더불어 사는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서 기쁘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정녕 사실이고 응당 대한민국과 한국인들의 자랑거리라고 하더라도 일부 한국인들의 쓸데없는 자기자랑은 한국과 한국인을 돋보이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역효과만 날 뿐이다. 그보다는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이 위대한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오늘날 모습을 눈여겨보고, 놀라워하고, 이 모든 사실을 인정해 주고, 탄복해야 의미가 더 크지 않겠는가.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과 한국인에 대한 ‘진정한 인정과 긍정’이라고 본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세계무대 속에 한국인으로서는 오늘의 대한민국과 한국인의 모습은 당연할 뿐, 끝에 가서는 목에 핏대를 세우고 스스로 떠들며 굳이 자화자찬할 것까지는 없다고 본다. 현재 전 세계가 유독 대한민국과 한국인만 움직이고 기타 모든 것이 정지 상태라면 참으로 천지개벽이겠지만, 이 세상 모든 만물은 부정과 긍정, 좌절과 희망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대한민국과 한국인들도 그 틀 속에서 현재와 미래를 설계할 따름이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우리 한국과 한국인” 자랑과 희열과 긍지에 너무 몰입하다 보면 아름다운 또 다른 도전(꿈)은 반감될 수밖에 없고 그와 함께 새로운 기적과 탄생은 남들보다 적게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 전체도 아닌 남쪽에 그리 자랑거리가 많다면 이 넓고 넓은 세계는 자랑거리가 어느 정도일까. 그래도 이 세상 많은 사람은 일부 한국인들처럼 아무 사람이나 붙잡고 말끝마다 “우리 대한민국은…, 우리 한국인은…” 하면서 자기자랑에 목을 매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또한, 타인을 내리깎아야만 스스로 우월성을 나타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 그런 협소하고, 협애한 자랑은 흔치 않다.

물론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자기자랑이 때로는 미래에 대한 강한 신념과 자신감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일부 한국인의 ‘한국’과 ‘한국인’ 자랑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그자랑은 입에 발린 소리같이 느껴지고 그것도 너무 도가 넘칠 정도로 과장된 말을 듣다 보면 듣는 사람으로서는 점점 한국인들의 한국과 한국인 자랑은 그저 ‘한때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했던 한국이 이제는 선진국 발 구린내라도 풍길만하니 이만하면 괜찮네, 만족한다’ 등 오히려 대한민국만의 한계로 느낄 수도 있다.

진정으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나라, 우수한 국민 또는 민족이라면 ‘우리의 자랑을 조금만 귀 기울여 달라는 목소리’보다는 ‘우리의 결점도 과감히 보여줄 수 있다는 자세며’ 바로 그 결점조차도 능히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과 믿음이 고스란히 전달돼 여유와 겸손을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겠는가.


준이
연변통보 201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