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 야생 동∙식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고, 생물의 다양성이 풍부하며 지질학적인 보존 가치가 있는 우리나라의 습지들을 둘러보지 않을 수 없겠죠? 빼어난 자연 경관을 자랑하고, 다양한 자연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습지 명소 중 제주도에 위치한 숩지 명소를 소개해드릴게요.
제주도에 위치한 3개의 습지 명소
우리나라 관광객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 제주도에는 3개의 습지가 있어요.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와 제주 물장오리오름습지, 제주 1100고지습지가 바로 그 것인데요. 모두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있는 습지랍니다.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 / 출처 : 공감코리아>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에 위치한, 화산 활동의 결과로 형성된 분화구 내의 습지입니다. ‘물영아리’는 물을 간직한 신비스러운 산이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요. 하천이나 지하수 등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은 없고, 오직 비가 내려야만 물이 공급되는 환경인데도 다양한 습지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산 정상에 발달해 있는 습지로 더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물영아리오름습지는 제주도 기생 분화구의 대표성과 전형적인 온대 산지습지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그 원형이 잘 보존된 습지와 자연성이 높은 숲이 어우러진 생물, 지형, 지질 및 경관 생태학적으로 우수한 습지로 국내에서는 제주도에만 볼 수 있어 그 가치가 큽니다. 뿐만 아니라 분화구내 습지의 육지화 과정과 습지 생태계의 물질 순환을 연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에요.
이 곳에는 멸종위기 2급인 물장군과 맹꽁이를 비롯한 물여귀 등 210종의 희귀 습지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47종의 곤충과 8종의 양서류와 파충류 등 다양한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2012년 인기를 끌었던 영화 ‘늑대소년’에서 동네 꼬마 친구들이 늑대소년 철수와 함께 야구를 하며 놀던 장면 기억하시나요? 푸른 들판 뒤로 빽빽하게 둘러선 삼나무 숲이 인상적이던 이 장소가 바로 제주 물영아리오름습지 앞 초지라고 합니다. ^^
<제주 물장오리오름습지 / 출처 : 공감코리아>
제주 물장오리오름습지는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화구호로 한라산 오름 중 하나에요. 분화구 내의 점토질 바닥에 고인 빗물이 연중 마르지 않아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오름 내 늪에는 백작약, 천마, 송이고랭이, 골풀, 큰고랭이 등이 주로 있으며, 주변 산림은 개서어나무, 고로쇠나무, 당단풍, 산개벚나무, 곰의말채 등이 분포하여 낙엽활엽수림대의 전형적인 식생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라산, 영실기암과 더불어 제주도에서 신성시하는 곳으로 제주도를 창조하였다고 전해지는 ‘설문대 할망’이 깃든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기우제 관련 기록과 늪 주변에는 건물 기단석이 남아있다고 해요. 정상에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는 원형 화구호가 있는데, 수심을 헤아릴 수 없다 하여 창(밑) 터진 물이라고 부르고요. 이곳에서 ‘설문대 할망’이 빠져 죽었다는 전설도 있답니다. 분화구 서쪽에는 ‘설문대 할망’ 전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하는 조그만 굴이 하나 있다고 해요. 오름 내부의 늪은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고 풍부하게 고여 있어 가뭄이 들면 이 장소에서 기우제를 지낸 기록이 있는 등 민족의 생활문화적 가치가 큰 곳이랍니다. 또한 점토질 바닥에 물이 고여 유지되는 지질·지형적인 가치와 제주 특산식물인 새끼노루귀와 산작약 등 희귀한 식물과 천연기념물인 매, 팔색조가 서식하는 등 다양한 늪지생물이 어우러진 생태적인 가치도 있습니다.
한라산 천연 보호구의 대표적인 습지로 한라산 서쪽 산록을 관통하며 제주시와 중문을 잇는 1100도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제주 1100고지 습지가 있는데요. 한라산국립공원과 생물권보전지역 안에 위치해 있으며, 13ha 면적으로 민물성 늪과 식물로 구성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고지대 습지로 분류된다고 해요.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한라산의 지질 특성으로 투수성이 높아 담수량은 많지는 않으나, 야생동물에게 중요한 물 공급원 역할을 하고 있죠. 이 곳 또한 산정의 화구호에 내린 비로 인해 물이 공급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는데요. 1100고지 습지는 한라산의 습지 중 수생식물의 분포가 가장 많고 매우 드문 형태를 띄는 곳으로서, 제주도에서만 분포하는 한라물부추는 물론 올챙이고랭이, 누운기장대풀, 도깨비사초 등 총 207종류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답니다. 또한 한국 고유식물로 멸종위기종 2급인 지리산오갈피가 지리산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습지는 지구상에서 가장 중요한 생태계 가운데 하나입니다. 상류로부터 물과 하수를 비롯한 여러 물질을 받아들이고, 안정적으로 물을 공급하고 홍수와 가뭄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죠. 또한 오염된 물을 맑게 하고 수변부의 깎임을 막아 주며 지하수를 채워주는 기능을 합니다. 더구나 습지가 탄소를 저장하여 기후변화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습지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토지이용으로 인해 면적이 축소되고, 습지 자연에 여러 가지 교란이 가해지면서 습지와 습지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는데요. 생물의 다양성이 높은 습지를 지키기 위해 먼저 우리나라의 습지 현황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고, 학제간 연구로 습지생태계의 구조와 기능을 규명하며 습지복원기술을 개발하는 데 관심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민 개개인의 습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환경 보호를 위한 노력도 함께 힘써야겠죠. 자연이 우리에게 준 선물인 습지를 오랫동안 간직하는 일, 미래의 지구 환경을 위한 큰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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