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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존경하는 박정희편

세계는 '새마을' 배우는데

세계는 '새마을' 배우는데

[중앙일보 2006.02.15 05:13:46]


[중앙일보 김진] 14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새마을 연수원. 곧 이라크로 떠날 자이툰부대 대위 10명이 새마을운동 교육을 받았다. 부대는 이라크에서 새마을운동을 가르치고 있다. 한국군은 포탄 대신 '새마을'을 남기고 있다.한국에 와 '새마을'을 가져가는 사람도 많다. 1972년부터 지금까지 약 2000명이 연수를 받았다. 아시아.아프리카의 못사는 나라 사람들이다. 가장 많이 보내는 나라는 베트남. 전쟁의 원수였던 나라에서 새마을을 베껴가고 있다. 그들 나라에선 한국에서 가져간 새마을 깃발을 그대로 쓴다. 연수원의 안철균 과장은 "그들은 자기 나라에 돌아가 '우리나라에도 새마을이 생기고 있다'는 편지를 보내오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세계가 배우는 새마을'의 역사로 보면 중국 지도부의 새마을 학습(본지 2월 14일자 1면)은 예정된 사건일지도 모른다. 중국은 이미 13년 전에 '한국경제의 등비적 오비(騰飛的 奧秘)'라는 책을 냈는데 이 속에 새마을이 있다.

새마을은 이렇듯 세계 속에 살아 있는데 정작 고향에선 제대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직장.마을에 6000여 개의 조직과 8만여 명의 지도자가 있지만 당당한 목소리로 새마을을 외치는 정권의 지도자는 없다.

새마을의 첫 번째 시련은 ' 전경환 '이었다. 5공 때 대통령의 동생이 사무총장.회장을 맡으면서 비리를 저질러 이미지가 출렁거렸다. 새마을을 살려낸 건 여론이었다. 한 조사에서 73.8%가 "계속돼야 한다"고 답했다.


10년 뒤인 98년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새마을은 '유신의 관 주도 운동'이란 손가락질을 받았다. 정부 지원금이 없어졌다. 현 정부 들어서도 이런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새마을을 평가하는 걸 들어본 국민이 없다. 그래서인가. 21세기 한국의 젊은 세대는 '새벽종이 울렸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박정희 대통령 작사.작곡)를 잘 모른다.

새마을은 그러나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다. 98년 7월 한 여론조사에서 '대한민국 50년 역사상 우리 국민이 성취한 가장 큰 업적'으로 새마을이 꼽혔다. 새마을에 관한 한 국민과 정권은 따로따로 살고 있다.

김진 정치전문기자 jinjin@joongang.co.kr ▶김진 기자의 블로그 http://blog.joins.com/interjin/- '나와 세상이 통하는 곳'ⓒ 중앙일보 & 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