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2011년 중국 국가통계국 자료를 기준으로 하면 중국의 공식적인 인구는 13억 4700만 명) 인구대국 중국에서 고작 200만 명 남짓한 인구 수를 형성하고 있는, 소수민족의 한 구성원으로 태어난 나는 어린 시절부터 까닭 모를 고립감과 소외감을 느끼곤 했다.
그 소외감은 다름 아닌 어느 곳을 가든지 나와 닮거나 같은 말을 하는 일족(一族)들의 수가 극히 적고… 그것은 고향을 벗어나 외지를 가보면 ‘절실하게 느껴지는 소외감 그리고 그 끝자락에 밀려오는 슬픔’은 어쩔 수 없었다.
사람들이 와글와글한 중국 여러 곳에서 나와 닮은 사람들이 없고 심지어 외국 사람 취급당하는 통에 속으로 ‘아, 하느님도 무심하구나! 우리 일족(一族)은 왜 이리 고립돼 수가 이렇게 많지 않은가’ 하고 한탄한 적도 있다.
아주 오래전에는 한국(조선)을 정확히 인식하지 못 했고 가지고 있는 지식이라고 해봤자 책 내용에 서술된 지극히 제한적인 간접 경험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더 들어가면서 점차 한국에 관한 체험을 하면서 본능적으로 느낀 게 바로 그 친근함이다. 나와 닮은 듯한 체질도, 비슷비슷한 생김새도 그리고 말을 하는 사람.
고향과 아주 비슷한 풍경의 한국을 보면서 내가 어릴 적부터 그리워했던 귀속감ㆍ동질감ㆍ친근함 등을 느꼈다. 이러한 인식은 책 또는 인터넷에서 간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경험과는 완전 차별화할 수 있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감정이다.
그렇다. 그 누가 무엇이라고 하든 간에 나는 바로 이런 느낌을 원했고 그 느낌을 내가 좋아할 뿐이다. 또 한반도 및 전 세계 우리 민족의 인구 수는 거의 8000만에 이르고 있고 한국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현상은 나의 소외감을 충족시켜 주기에 충분했고 나아가 대리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아주 고마운 존재였다.
나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이 잘 살아도 아니 설령 가난하다고 하더라도 그 느낌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 느낌, 그것 하나 만으로 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주장과 견해 또는 그들이 지닌 여러 감정까지 존중할 수는 있지만, 그것과 별개로 나에게는 한국에 관한 모든 느낌이 아주 소중하고 소중할 뿐이다.
/연변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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