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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한국 생활이야기

해외에도 우리나라의 설날과 추석 같은 명절이 있을까?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이제 내일이면 민족 대명절인 설 연휴입니다. 음력으로 1월 1일, 정월 초하룻날인 설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명절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날이며, 앞으로 시작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명절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설날 아침 온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고, 설빔을 입은 가족들과 둘러 앉아 떡국을 먹으며 덕담을 나누는데요. 이 때 온 가족이 모여 어르신들께 순서대로 세배를 올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차례가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예의라면, 세배는 살아계신 어른들에 대한 공경의 마음을 표하는 예의라고 해요. 아이들은 어른들께 세배를 마치면 세뱃돈을 받게 되는데, 이 세뱃돈은 앞으로 돈을 많이 벌라는 의미로 조금씩 주시는 돈을 말합니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가족과 함께하는 명절 풍습이 자리잡고 있는 우리나라는 설 연휴 동안에는 수 많은 사람들이 가족과 고향을 찾아 먼 길을 떠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명절 문화가 있듯, 해외 여러 나라들도 명절이 있고, 명절을 보내는 그 나라만의 독특한 풍습이 있습니다. 세계 각 나라의 자연적, 계절적, 역사적 특징을 담은 명절에는 조상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화목, 풍요와 건강을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어요. 나라마다 명절의 이름과 시기, 꼭 먹어야 하는 음식과 명절 놀이 같은 풍습이 다르며 각각의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민족 대명절인 설을 맞아 우리나라 명절 문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계 각국의 명절과 풍습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세계 각국의 명절과 풍습!



중국 – 춘절과 중추절



우리나라와 중국은 두 나라가 역사적으로 꾸준히 문화를 교류해온 이유로 서로의 특성을 주고 받았기 때문에 명절에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의 설날과 추석이 중국의 춘절과 중추절의 날짜와 같은 것과 온 가족이 모두 모여 제사를 지내는 것처럼 두 나라의 명절을 지내는 풍습이 아주 비슷하죠. 우리나라에서 설날과 추석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여기는 것처럼 중국에서도 춘절과 중추절을 민족 최대 명절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설날처럼 음력 1월 1일에 보내는 중국의 명절 ‘춘절’은 중국의 가장 큰 명절로, 기나긴 겨울이 가고 봄이 다가온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어요. 춘절은 온 가족이 모여 새롭게 시작되는 한 해를 경축하며 화목과 행복을 기원하는 날이랍니다. 해마다 음력 12월이 되면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서양인들처럼 들떠있는 중국인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만큼 춘절은 중국인들에게 가장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명절이라고 해요. 우리나라의 명절 연휴처럼 공식적으로 3일간의 연휴가 있으며, 농촌의 경우에는 음력 정월 대보름까지 쭉 쉰다고 하네요. 춘절은 음력 12월 31일부터 시작되는데요.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첫 날이니만큼 깔끔하게 집을 대청소한 후 온갖 복을 기원하는 글자와 귀신을 쫓는 그림 등을 준비해 집안 곳곳에 붙인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담소나 놀이 등을 즐기면서 새해를 맞이한다고 해요. 밤 12시에 제야의 종소리가 울리자마자 새해를 축하하는 폭죽이 시내 곳곳에 터지는 장관도 볼 수 있답니다. 춘절 당일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가족의 평안과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고, 제사가 끝나면 웃어른들께 세배를 합니다. 우리나라와 상당히 비슷하죠?


중국의 중추절 역시 우리나라 추석과 같은 명절로 그 의미와 풍습이 우리나라와 흡사하답니다.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로 온 가족이 모여 달에게 풍년과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제사를 지내며, 달을 구경하고 소원을 비는 등의 풍습으로 명절을 보낸답니다. 달을 닮은 월병을 만들어 이웃, 친지들과 나누어 먹기도 해요. 



베트남 – 쭝투(Trung Thu)


우리나라와 중국처럼 음력 8월 15일 추석을 명절로 삼고 있는 나라가 있어요. 바로 베트남입니다. ‘쭝투(Trung Thu)’라 부르는 이 명절은 베트남의 추수감사절로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실 거예요. 현지인들도 그렇게 부르고 있죠. 우리나라에서 추석에 송편을 만들어 먹는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쭝투 때 잉어나 국화 모양 등이 새겨진 빵을 만들어 가족, 이웃과 나누어 먹기도 합니다. 


쭝투는 우리나라의 어린이날과 같은 베트남의 어린이날이기도 한데요. 그렇기 때문에 거의 축제 분위기로 명절을 보낸답니다. 쭝투 때에는 낮부터 그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겨오는데요. 어린 학생들로 구성된 각종 동아리에서 명절을 뜻 깊게 보내기 위해 거리로 나와 다양한 공연을 펼친다고 해요. 밤이면 아이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곰, 금붕어, 잉어 등 자신이 좋아하는 귀여운 동물 모양의 손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고요. 어른들은 행진하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나누어주며 건강을 기원해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이 가득 메운 거리 한복판에서는 사자탈을 쓴 어른들이 북을 치고 탈춤을 추며 분위기를 달군다고 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 악귀를 쫓는 풍습이라고 해요. 또한 각 가정에서도 어린이들을 위한 행사를 준비하는데요. 다양한 과일을 동물과 꽃 모양으로 조각하여 축제의 분위기를 더해줍니다. 이웃에 있는 어린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음식을 나누어주고 이벤트를 열어주는 등 어린이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베트남의 추석인 쭝투는 우리나라의 추석과는 조금 다릅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날짜에 명절을 보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조상에게 제사를 올리는 풍습은 없습니다. 또한 쭝투 명절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단지 아이들을 위한 날로 어린이들을 위한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할 뿐이라고 해요. 



필리핀 – 만성절


필리핀에서 최대 명절로 손 꼽히는 날은 매년 11월 1일 공휴일인 ‘만성절’입니다. 우리나라 절기 중 하나인 한식 때와 같이 음식과 촛불을 준비해 조상의 묘지를 방문하고, 그 곳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가족과 함께 고인의 넋을 기립니다. 만성절 때의 무덤가에는 수많은 촛불과 꽃들이 장식되어있는데, 그 모습이 장관을 이룬다고 해요. 격식을 차린 무거운 분위기로 성묘를 하기보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즐겁게 그들만의 축제를 즐긴다고 합니다. 만성절 기간 중 백화점, 음식점, 놀이공원 등에서는 마녀와 괴물, 만화 주인공 등의 복장을 한 직원들이 명절을 맞은 아이들을 위해 축제 분위기를 만든다고 해요. 이는 필리핀 사람들만의 삶에 대한 여유와 행복이 그들의 생활 곳곳에 베어있기 때문에 가능한 명절 풍습이 아닐까 싶어요. 



러시아 – 성 드미트리 토요일



러시아에도 우리나라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있는데요. 11월 8일 직전의 토요일인 ‘성 드미트리 토요일’입니다. 이 날에는 가까운 친척이 모여 햇곡식과 햇과일로 음식을 나누고, 성묘를 가기도 합니다. 햇곡식으로 빚은 보드카를 돌리며 조상에 대해 회상하고, 새들에게 모이로 햇곡식을 던져주기도 하죠. 성 드리트리 토요일의 유래는 1380년 돈 강 유역에서 몽골군을 상대로 대승한 드미트리 돈스크 공이 11월 8일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모임을 가진 것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이후 러시아 정교회가 이 날을 ‘성 드리트리의 날’로 정해 조상과 전사자를 추모하게 되었답니다. 추수감사제의 성격이 더해지면서, 러시아 민족의 명절로 발전하게 된 것이랍니다. 이 풍습은 소련 정권이 들어서면서 퇴색되었지만, 요즘에는 교인들이나 농촌 노인층들에 의해 명맥을 유지하고 있고요. 최근 교회들을 중심으로 명절 부활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다고 해요. 



미국 – 추수감사절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추수감사절’은 미국의 대표적인 전통 명절입니다. 11월 넷째 주 목요일에 온 가족이 모두 모여 파티를 열고 칠면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죠. 대부분의 학교와 직장에서는 여유롭게 휴일을 즐길 수 있도록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금요일을 휴일로 지정해 총 4일 동안 쉬게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요. 추수감사절은 쇼핑시즌으로도 유명한데, 검은 금요일이라고 불리는 금요일에는 모든 상점들이 세일을 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하러 가기도 한답니다. 떨어져 지낸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명절이다 보니 미국판 ‘민족 대이동의 날’이라고 불리기도 해요. 이 날은 인종과 종교, 민족을 떠나 모두 함께 즐기는 날이라고 합니다. 



추수감사절은 처음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해왔을 때 큰 수확을 거둔 것에 대한 감사에서 유래하는데요. 이들은 인디언들에게 배운 경작법으로 봄에 옥수수를 재배하여 가을에 풍년을 거두면서 새로운 터전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게 되었는데, 큰 수확에 대한 기쁨과 감사를 표하고자 1621년에 3일 동안 추수를 감사하는 축제를 벌였다고 해요. 이때 자신들을 배려한 인디언들을 초대하여 추수한 곡식과 과일, 칠면조, 사슴 등을 대접해 축제를 벌였는데, 이 것이 바로 미국에서 진행된 최초의 추수감사절이라고 합니다. 이후 1789년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처음으로 추수감사절을 국경일로 지정해 지금까지도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국경일로 매년 지켜지고 있답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세계 각국의 명절과 그 명절을 보내는 풍습에 대해 알아보았어요. 우리나라와 같은 날짜에 명절을 보내지만 명절 문화가 다른 나라들도 있고, 다른 날짜에 명절을 보내지만 한국과 비슷한 풍습을 가지고 있는 나라들도 있었는데요. 나라별로 각각 다른 특징은 있지만, 가족과 함께 하며 조상을 기리는 명절의 의미는 전 세계 모두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행복해지고 풍성해지는 설 연휴, 가족과 조상을 생각하며 더욱 더 즐거운 명절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