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한국의 사명』이란 제목하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새 전쟁이 우리를 부른다. 영웅들이 싸우는 쟁탈의 전쟁이 아니요, 진리의 전쟁이다. 그 부름에 대하여 일어날 것은 강철의 총검이 아니요, 참의 정(情) · 의(義)이다. 세계의 역사는 이제 전환을 하려 하고 있다. 장차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현대의 대국가들이 구식의 이 쟁탈전을 하느라고 눈이 벌건 이때에 우리는 이따가 올 새 싸움을 위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여야 한다.” 미국과 소련이 그 구식 전쟁을 하느라고 눈이 벌개서 사람 죽이는 무기를 만들고 있을 때에 우리는 쑥 빠져 나와서 새로운 시대의 멋진 진리의 영원한 전쟁을 위해서 준비하자는 말입니다.
“초대 기독교인이 로마 제국에 대하여 용감했던 것과 같이 우리도 현대 문명에 대하여 싸움을 돋우지 아니하면 안 된다. 그들이 우리 겉옷을 빼앗으면 속옷까지 주고, 그들이 우리를 종으로 부리면 형제의 사랑으로써 봉사하고, 그들이 우리를 해하면 ‘죄를 저들에게 돌리지 마옵소서.’ 하고 기도를 할 수 있는 힘을 준비하여 가지고 나서야 한다.
… 우리의 싸움은 불행을 남에게 떠밀자는 싸움이 아니라, 죄악의 결과인 고난을 내 몸에 달게 받음으로써 세계의 생명을 살리자는 일이다. 우리 양심에 준비가 부족한 때까지는 우리는 스스로 약함을 염려하여 겁낼 것이다. 그러나 정의의 빛이 우리 마음에 비취고 진리에 대한 사랑이 우리 속에 불붙을 때에 현대의 무력 국가들은 결국 한낱 골리앗에 지나지 않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다윗의 한 몸 위에 온 이스라엘의 운명이 달렸던 것과 같이 우리의 이기고 짐에 전 세계의 장래가 달려 있다. 그렇게 말함을 의심하는가? 너무 지나친 영광이어서 의심하는가? 그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부터가 지나간 세계의 낡은 관념이요, 또 그것이 불가능할 것같이 생각되거든 돌 하나로 이스라엘을 구원했던 다윗의 일을 의심해도 좋다.
다윗이 목동이므로 위대했던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사명을 받았으므로 위대하였다. … 우리가 인류의 장래를 결정하는 것도 우리에게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섭리가 그렇게 명하기 때문이다. 역사적 필연이라는 말이다. 세계의 불의의 결과가 우리에게 지워졌으니 우리가 만일 그것을 깨끗이 씻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은 할 자가 없다. 그러므로 이것은 우리의 사명이다. 이 사명은 우리가 아니고는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영국도 그것을 할 수 없고, 미국도 그것을 할 수가 없다. … 지난날에 있어서도 새 역사의 시작은 언제나 쓰레기통에서 나왔지만 이제 오는 모든 역사에서는 더구나 그렇다. 그러므로 한국이 … 이기고 나와서 제 노릇을 하면 인류는 구원을 얻는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이 세계는 운명이 결정된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이 물질의 종이 아닌 것이 우리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권력이 정의가 아닌 것이, 종내에 그것이 이기지 못하는 것이 우리로 인하여 증명이 되어야 한다. 불의의 세력이 결코 인생을 멸망시키지 못하는 것이 우리로 인하여 증명되어야 한다. 사랑으로써 사단을 이기고 고난을 당함으로 인류를 구한다는 말이 거짓이 아님을 우리가 증거해야 하고, 죄는 용서함으로만 없어진다는 것을 우리가 천하 앞에 증거하여야 한다. 온 인류의 운명이 우리에게 달렸다는 것은 이 때문이다. … 하나님이 미래의 인류사를 위하여 우리에게 다시 없이 큰 사명을 지워 주셨다면 그것을 다하기 위하여 이 민족이 용감히 서지 아니하면 안 될 것이다.
이 민족이 용감히 일어서려면 먼저 거목이 자라려할 때에 우선 그 알맹이가 있는 것이요, 민중이 일깨려할 때 그 핵심 단체가 있는 것이다. 이 핵심 단체를 일으키려면 이 핵심체 될 자가 누구일까?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미래의 역사는 종교적인 믿음의 눈을 가진 자가 아니면 알 수가 없을 것이다. 미래의 싸움은 진리로 싸우는 싸움이요, 믿음으로 이기는 싸움이다. 유교도 저 할 일을 하려다가 채 못하였고, 불교도 저 할 일을 하려다가 채 못하였고, 기독교도 저 할 일을 하려다가 채 못하고 세계는 크게 달라졌다.
모든 문명, 모든 종교의 찌꺼기를 다 지고 새 날을 위해 준비를 하려는 우리에게는 새 종교가 필요하다. 뜻 있는 자는 싸움을 준비할 때이다. 새 시대를 낳으려는 세계의 산통(産痛)의 소리가 점점 높아간다.
그러므로 용사들아 …! 낡은 관념의 옷, 낡은 제도의 옷, 낡은 의식의 옷을 다 팔아서 좌우에 날선 진리의 검을 사라. 낡은 종교, 낡은 세계관, 낡은 역사 철학관, 낡은 인간 의식, 지상의 도덕, 지상의 사랑을 모두 팔아라. 팔아서 영원의 풀무간에서 거룩한 대장장이가 다듬어 낸 정금보다 더 순수한 진리의 검을 사라. 이제부터 소용이 있는 것은 그것뿐이다. 학교 교실에서만 위엄이 있고 밖에만 나오면 아무 힘이 없는, 그리고 전쟁판에만 나가면 반대가 되어 버리는 그런 따위 도덕은 이 앞의 역사에서는 소용이 없다. 성당, 법당 안에서만 경건하고 눈물이 나오고, 나오면 곧 말라 버리는 그런 믿음, 우주 하나를 찢어 10개, 20개로 만드는 종교, 몇사람을 행복스럽게 하기 위하여 대부분의 불쌍한 사람을 영원히 가두어 두려고 지옥을 마련하는 종교, 그런 따위 귀족주의 종교는 이 앞의 역사에서는 소용이 없다.
생존 경쟁의 철학 위에 서는 애국심은 이 앞의 세계에서는 배척이 되어야 한다. 우리가 이 땅을 사랑함은 소위 조국애에서부터가 아니다. 이 한국을 내놓고는 하늘 나라를 임하게 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민중을 사랑함은 소위 동포애에서부터가 아니다. 이 사람들을 내놓고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을 잊고는 하나님의 뜻을 나타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백성이 제 노릇을 하여야 한다는 것은 생존권의 주장이 아니라 진리의 주장이다. 한민족이 못 사는 것은 온 우주의 아픔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슬픔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심장 위에 이 진리의 무장이 완비되는 날 저는 새 시대의 용사가 되리라. …
그러면 젊은 혼들아, 일어나라. 이 고난의 짐을 지자. 위대한 사명을 믿으면서 거룩한 사랑에 불타면서 죄악에 더럽힌 이 지구를 둘러메고 순교자의 걸음으로 고난의 연옥을 걷자. 그 불길에 이 살이 다 타고 이 뼈가 다 녹아서 다하는 날, 생명은 새로운 성장을 할 것이다. 진리는 새로운 광명을 더할 것이다. 역사는 새로운 단계에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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