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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우리 나라의 공공표지판

 

1977년 제작된 미국 애니메이션 [스누피-즐거운 캠핑]편에서는 주인공들이 캠프에서 여러 가지 게임을 하던 중, 반칙쟁이 비글스 일당이 "위험" 표지판을 바꿔놓아 주인공 팀을 곤경에 빠지게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표지판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다거나 글자를 바꾸어서 주인공이나 주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는 영화, 만화가 많이 있지요^^

 

표지판을 바꾸는 것은 오래된 장난이자, 주인공의 지혜로 위기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이전부터 사람들이 표지판에 의지해 정보를 얻고 길을 찾았기 때문이지요.

 

표지판은 주변의 정보를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잘못된 표지판 때문에 곤경에 처하는 것은  만화 안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이런 디자인의 표지판, 본 적 있으신가요? 어디서 본 듯, 만 듯 하시지요?^^

이 표지판은 조선왕릉 중 동구릉의 안내 표지판으로 세계문화유산 등 주요 기념지 공공디자인 개발사업은 지식경제부가 시행한 '2007 국가형 공공디자인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결과물이랍니다.
 
공공디자인 개선 사업의 필요성

 

네,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공공 표지판이 바뀌었습니다
2007년 5월부터 12월까지 약 8개월에 걸쳐서 문화재 안내판과 기타 공공시설물 등  크게 두 분양에서 진행되었지요. 이 사업으로 문화재 안내판은 종합, 권역, 개별, 길 찾기 안내판 등 7종, 기타 공공시설물은 벤치, 가로등, 음수대, 분리수거함 등 총 10종이 개발되었습니다.

 

이런 사업이 실행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내 문화재 기념지 및 유적지의 공공시설에 대한 기획과 관리는 각 지자체 중심으로 실행되고 있었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관리 기준이 없어 이를 처리하는 실무 행정인의 불편이 크고, 넓게는 관련 행정 부서간의 협의 근거가 없어 문화재 관련 사업 정비 계획시 일관성 없는 공공시설물이 적용되는 등 장기적으로 기념지 및 유적지 간의 통합된 정체성이 부재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라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문화재 기념지 및 유적지 안내판 디자인의 요건

 

 

 

모든 안내판의 조건은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면 길을 잘못 들어 곤경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과 같이 디자인이 강조되는 시대에, 특히 문화재 기념지 및 유적지 안내판 디자인에는 정확성만큼 중요하게 요구되는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유적지 환경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화재 기념지 및 유적지 안내판은 유적지 환경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알기 쉽게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2007년에 디자인된 유적지 공공 디자인 기준은 이런 연유로 형태가 단순합니다. 동시에 공간과 동선이 다른 것을 고려해 대상지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이 적용되었습니다.

 

유적지 공공시설물의 주 소재는 적동, 포천석, 낙엽송이 선택되었는데요. 
자연스럽게 녹이 슨 적동은 주변 경관의 색채와 어우러지면서 래된 세월의 흔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포천석과 낙엽송은 주변의 자연경관의 한 부분처럼 어색함 없이 조화를 이루고 있지요.

 

 

 

화이부동, 비움과 채움

 

화이부동이란 서로 다른 것을 화합하여 잘 지낸다는 뜻으로 역사적 공간인 문화재 기념지와 현재의 시간이 만나 소통하고 교감하여 조화로운 하나를 이루도록 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 등 주요 기념지 공공디자인 개발사업의 첫 번째 예시가 된 곳은 조선왕릉인데요. 디자인 철학이 반영되어 마치 하나의 자연물처럼, 유산처럼 존재합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하기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한 것인데, 좋은 성과를 이루어 얼마 전 세계유산에 등록되기도 했지요.
 

 

  
기능이 중시된 신개념의 안내사인

 

 

2007년 4월부터 새로운 도로명과 주소 체계 또한 전면 개편되었습니다.
이전의 무분별하고 어지럽던 도로명판 및 건물번호판 시스템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변화하였지요.


안내 사인은 '한국의 미, 그리고 우리 것'이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전제로 하여 전통적인 부드러운 곡선의 미를 살린 것이 특징입니다. 크기와 형태, 설치 위치에 대한 일정한 규정을 정해 통일된 이미지를 표현하되 색채와 제작에는 자율성을 부여해 우리나라의 다양하고 독특한 지역문화와  환경의 특징을 살려낼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일관되고 알아보기 쉬운 디자인이 깔끔하지요?

 

 

 

세계적으로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도시의 미관을 결정하는 공공 시설물 디자인 역시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주변 경관과 하나가 되고, 또 하나의 멋이 되는 공공 안내판 디자인의 변화!
이런 작은 변화들에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