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새해를 맞은 설렘보다는 나이 한 살 더 먹으며 눈에 띄게 늘어가는 눈 밑의 미세 주름과 입가의 '팔자 주름'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나이보다 덜 들어 보이고 싶은 마음, 20대의 탱탱하고 촉촉했던 피부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인간의 본성이다. 그래서일까. 소비자는 피부를 팽팽하게 펴준다는 노화 방지 화장품 광고에 귀가 솔깃해 쉽게 지갑을 연다. 하지만 평소에 선뜻 쓰지 못할 금액에 화장품을 구입해 발랐음에도 사람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다. 아무리 발라도 주름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화장품 말고 자신의 나이보다 좀 더 어려 보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람의 피부는 30대가 되면 급격히 노화된다. 여성은 피부 재생 능력이 감소하면서 탄력이 사라진다. 눈가에 잔주름이 생기고 모공이 넓어진다. 이런 현상과 가장 관련 깊은 성분은 '콜라겐'이다. 콜라겐은 체내 단백질 구성 성분 중 하나. 피부의 약 70%,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진피의 90% 이상을 구성한다.
피부는 크게 바깥쪽 표피와 안쪽 진피로 나뉜다. 피부를 솜이불에 비유하면 표피는 천이고 진피는 솜인 셈이다. 진피를 들여다보면 콜라겐이라는 섬유 단백질이 골고루 퍼져 있고 그 사이에 신경, 털, 땀샘, 모세혈관 등이 박혀 있다. 솜이불을 오래 쓰면 솜이 뭉치듯이 나이가 들면 진피 조직에 변화가 생긴다. 특히 콜라겐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밀도가 낮아지고 구조도 바뀌면서 서로 뭉친다. 그 결과, 진피가 얇아지고 피부가 탄력을 잃게 되면서 주름이 생긴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물질을 찾으려고 노력해왔다. 최근 이런 맥락에서 콜라겐을 원료로 했다는 식품이나 기능성 화장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스템셀(줄기세포)'과 '안티에이징(노화 방지)' 등 그럴듯한 용어로 성능을 포장해 마치 과학적인 것과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는 화장품도 많다.
먼저 주름 개선 효과가 있는 레틴A를 살펴보자. 레틴A는 1973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알버트 클라이만 박사가 여드름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한 연고이다. 그런데 레틴A를 바르니 뜻밖에 주름이 없어졌다는 환자들의 반응이 나와, 연구 방향을 바꿔 주름 개선 화장품으로 개발한 것이다. 레틴A는 각질층에 쌓인 늙은 세포는 떨어져나가게 하는 반면 젊은 세포는 성장을 촉진시켜 피부를 젊은 세포로 회복하게 만든다.
줄기세포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은 어떤가? 줄기세포는 살아 있는 물질이라 화장품에 넣으면 곧 죽는다. 세포가 죽으면 원래 가지고 있던 분화·재생 능력도 함께 사라진다. 따라서 줄기세포 화장품에는 줄기세포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줄기세포 배양액 성분 중 피부 재생 효과가 뛰어난 성분만 유전공학 기술을 동원해 인공적으로 만들어 넣는다. 물론 이러한 화장품들이 효과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화장품에는 레틴A의 함량이 제한되어 있어 그 효과는 확대경으로 들이대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하다. 즉, 화장품회사들이 피부를 몰라볼 정도로 젊게 바꾼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주름을 펴기 위해서는 가장 근본적으로 먼저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원래 사람의 피부는 인체 외부의 유해 환경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아무리 뛰어난 주름 개선 효능을 가진 물질이라도 피부를 직접 뚫고 들어가 피부 속까지 전달되지 못하면 허사이다. 그런데 피부의 원래 기능상 이 물질을 피부 속까지 전달하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피부 본연의 기능은 몸 안에 해로운 물질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데 있다. 세계 유수의 연구소에서 나노 기술을 써서 물질의 피부 투과율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뇌의 젊음은 '바른 생활의 힘'에서
일본 최고의 슬로우에이징 전문가 사토 도미오 씨는 화장품 사용보다는 뇌를 젊게 하는 것이 동안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강조한다. 뇌를 활성화시키면 해마 부분이 활성화되면서 도파민과 베타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어 노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것이다. 뇌를 활성화시킨다는 말은, 뇌를 깨어 있게 하고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다. 뇌를 하나의 근육으로 본다면 뇌의 활성화는 뇌 발달을 의미하고, 그것은 곧 피부를 투명하게 만드는 효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뇌를 어떻게 활성화시킬 수 있을까? 긍정적인 사고와 경험을 통해 뇌를 자극하는 것이 그 방법이다. 뇌세포는 40세 이후부터 10년에 5%씩 줄어들기만 한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1백36만개, 1년에 약 5억개씩 줄어드는 셈이다. 일본 알츠하이머병 전문의인 이시우라 쇼이치 박사는 뇌 건강을 관리하는 몇 가지 수칙을 제시했다. 다소 평범해 보이는 생활 습관이지만 잘 지키면 뇌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먼저 뇌는 복잡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해 부담을 줘야 깨어 있게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집중력과 속도를 높이는 활동이다. 이를테면 바둑을 두는 사람은 급수를 따겠다는 목표를, 새로운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은 이 곡만큼은 연주해내겠다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외국어를 공부하거나 책을 읽어도 뇌는 활성화된다. 뇌의 언어를 관장하는 부위와 함께 여러 부위가 동시에 움직인다.
언어는 뇌의 기본 능력이므로 독서는 뇌의 기초 체력을 유지하는 데 좋은 방법이다. 소리 내어 책을 읽는 음독도 권할 만하다. 명확히 발음해 읽고 귀로 소리를 들으면 뇌의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사용하게 된다. 간단한 스트레칭도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 특히 뇌는 다리 근육에서 전해지는 감각 자극에 큰 영향을 받으므로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줄넘기를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책상에 오래 앉아 있어 목과 어깨 근육이 경직된 경우라면 일어서서 팔을 위로 쭉 뻗은 채 10초 정도 유지하는 동작을 3?5회 반복하면 대부분 풀린다.
보수를 기대하면 도파민이 활발하게 분비된다. 나이가 들면 칭찬보다는 성과에 대한 보수에 더 큰 기쁨을 느낀다. 사회에서 보수를 주지 않는다면 목표를 달성했을 때 스스로 보수를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호기심은 기분을 좋게 만드는 뇌 안의 물질인 도파민과 깊게 관련되어 있다. 도파민은 기쁨과 쾌락에 관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적당히 분비되면 정보 전달이 원활해지고 뇌를 잘 쓸 수 있다. 그러니 작심삼일로 끝난다고 해도 도전해보자. 의욕과 호기심을 갖는 한, 뇌는 활발히 움직여 젊음을 유지한다.
김형자│과학 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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