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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컴퓨터관련

제자리 걸음 '네이트온'..카톡과 운명건 승부?

회사원 이모씨는 업무 시간에 다음(035720)메신저 '마이피플'을 이용해 친구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누곤 한다. 마이피플은 유·무선 연동이 가능해 스마트폰으로 주고 받던 대화를 PC 메신저에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다. 이씨는 "재작년까지는 거의 '네이트온'을 이용했는데, 회사에서 차단해버려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하다가 마이피플 PC버전을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 네이트온

↑ 다음 '마이피플'

↑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PC버전의 이달말 출시를 앞두고 전통 PC메신저 시장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PC메신저에서 부동의 1위이던 네이트온이 기업들의 적극적인 접속 차단으로 제자리 걸음을 걷는 사이, 아무 제약을 받지 않은 모바일 메신저들이 PC용 버전을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SK컴즈(066270)가 2002년 10월 출시한 네이트온은 현재 국내 PC메신저 시장의 약 80%를 차지한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올해 4월 네이트온, 스카이프, MSN, 다음 '마이피플' 등 4개 PC메신저 중 네이트온의 실사용자 비율은 78.3%(778만101명)였다. 2위인 스카이프(96만3378명) 사용자의 8배가 넘는다.

네이트온은 부동의 1위 메신저임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수는 최근 1년여간 정체됐다. 네이트온 PC버전의 순이용자는 지난해 7월 1009만명이 넘었지만 점차 줄어들어 4월에는 778만여명까지 떨어졌다. SK컴즈 관계자는 "스마트폰 이용이 보편화돼 카카오톡, 마이피플같은 모바일 메신저 사용자가 늘어난 반면, 네이트온의 경우 기업들이 직원들의 사용을 막기 위해 차단하는 바람에 사용자의 추가 증가가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네이트온 접속 차단에 나선 것은 직원들이 업무 시간에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을 막고 악성코드로 심고 파일을 외부로 유출되는 창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업계 1위 메신저 네이트온이 주요 타겟이 됐다.

반면 모바일 메신저로 출발해 PC로 영역을 넓힌 마이피플, 네이버(NHN(035420)) '라인' 등은 아직까지 회사의 감시망을 피해 방화벽의 방해를 받지 않고 원활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음 관계자는 "회사에서 마이피플 PC버전을 이용한다는 사람이 주위에 꽤 많은데, 방화벽에 막혔다는 얘기는 한번도 못 들어봤다"며 "네이트온 입장에서는 역차별이라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컴즈측은 "마이피플과 라인의 PC 메신저 시장 점유율이 그리 크지 않아 '불공정한 경쟁'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마이피플 PC버전의 실사용자 수는 네이트온 사용자의 10분의 1도 안된다. 4월 기준 마이피플 PC버전 사용자는 75만여명으로, 네이트온(778만여명)과 스카이프(96만여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절대적 강자' 카카오톡이 PC버전으로 출시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PC버전은 6월 마지막주에 출시될 전망이다. 마이피플·라인과 같이 모바일 버전을 PC 화면에 그대로 옮겨온 듯 유사한 형태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4월 카카오톡의 실사용자는 2215만명으로,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했다. 반면 네이트온 모바일 버전의 순이용자는 6.4%(201만명)에 불과하다. 카카오톡 사용자들이 PC버전으로 대거 이동하게 될 경우 네이트온의 시장점유율은 금세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피플·라인처럼 카카오톡 PC버전도 방화벽이라는 장애물을 만나지 않는다면, 카카오톡이 무서운 성장세로 네이트온을 따라잡는 건 시간 문제다.

업계 관계자들은 카카오톡, 마이피플, 라인 등 유·무선 연동 메신저에 대한 접속 차단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방화벽 솔루션 업체 퓨쳐시스템 관계자는 "PC버전으로 나온 모바일 메신저는 차세대 방화벽의 '애플리케이션 제어' 기능을 통해 차단 목록에 추가하면 얼마든지 접속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모바일 기기로 접속하는 건 차단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