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삶에 있어서

남이 없는 세상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남이 없는 세상 -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옛날에 콧대 높은 친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콧대 친구는 무슨 냄새든 척척 잘 알아 맞추었습니다. 보지 않아도 냄새만 맡으면 단번에 알아 맞춥니다.

듣지 않아도 한번 냄새만 맡으면 척척 알아 맞춥니다.

그래서 이 콧대 친구는 이웃 친구들에게 자랑하곤 했습니다. “너희들, 들어 봐라. 나는 냄새 한번만 탁 맡으면 무엇이든지 알아 맞출 수 있단 말이야. 보지 않고도 냄새 한번 맡으면 ‘아, 이것은 된장 찌개’, ‘아, 이것은 장미꽃’, 심지어 ‘아, 이것은 개똥, 이것은 소똥, 닭똥’ 등 모르는 게 없단 말이야. 그런데 너희들은 도대체 이렇게 쉬운 걸 어떻게 전혀 모르는가? 너, 눈 친구는 보긴 보아도 냄새를 못 맡고, 귀 친구 너는 들어도 냄새가 뭔지 모르고, 너, 입 친구는 말은 잘한다만 냄새를 전혀 알 수 없으니 참, 한심하다. 그런 너희들과 내가 어떻게 같이 놀 수 있겠는가? 적어도 나는 너희들과 다르단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콧대 친구는 이웃 친구들과 교제를 끊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이 콧대 친구가 눈 친구와 교제를 끊고 난 후로 레몬의 냄새는 맡아도 레몬이 어떻게 생겼는지, 장미꽃 냄새는 잘 맡아서 알아 맞추어도 장미꽃이 노란 색인지 빨간 색인지 전혀 모르는 눈 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까지 눈 친구가 이 모든 것을 다 보고 알려 주었기 때문이지 콧대 친구 스스로는 단 하나도 볼 수 없다는 것을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귀 친구와 교제를 끊은 후 이 콧대 친구는 여전히 소똥, 닭똥, 개똥 냄새는 귀신같이 알아 맞추어도, 소가 어떻게 소리 치는지 닭 소리는 어떤지, 개는 어떻게 짖는지 단 한마디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병신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또한 이제까지 귀 친구가 그때 그때마다 듣는 모든 것들을 콧대 친구에게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입 친구와 교제를 끊은 후 이 콧대 친구는 냄새는 맡아도 그렇게 귀신같이 잘 알아 맞춘 것을 누구에게 자랑은커녕 단 한마디도 전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혼자 속으로 ‘이것은 무슨 냄샌데 ….’라고 할 뿐 아무에게도, 단 한 명에게도 자기가 냄새 맡은 것을 말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말만 잘하지 너는 냄새도 하나 맡을 수 없냐?”고 무시했던 그 입 친구가 없으니까 그는 당장 벙어리가 되어 말 한마디 못하고 킁킁 냄새만 맡는 옛날에 콧대 높은 친구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콧대 친구는 무슨 냄새든 척척 잘 알아 맞추었습니다. 보지 않아도 냄새만 맡으면 단번에 알아 맞춥니다. 듣지 않아도 한번 냄새만 맡으면 척척 알아 맞춥니다.

그래서 이 콧대 친구는 이웃 친구들에게 자랑하곤 했습니다. “너희들, 들어 봐라. 나는 냄새 한번만 탁 맡으면 무엇이든지 알아 맞출 수 있단 말이야. 보지 않고도 냄새 한번 맡으면 ‘아, 이것은 된장 찌개’, ‘아, 이것은 장미꽃’, 심지어 ‘아, 이것은 개똥, 이것은 소똥, 닭똥’ 등 모르는 게 없단 말이야. 그런데 너희들은 도대체 이렇게 쉬운 걸 어떻게 전혀 모르는가? 너, 눈 친구는 보긴 보아도 냄새를 못 맡고, 귀 친구 너는 들어도 냄새가 뭔지 모르고, 너, 입 친구는 말은 잘한다만 냄새를 전혀 알 수 없으니 참, 한심하다. 그런 너희들과 내가 어떻게 같이 놀 수 있겠는가? 적어도 나는 너희들과 다르단 말이야!” 이렇게 말하면서 콧대 친구는 이웃 친구들과 교제를 끊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로, 이 콧대 친구가 눈 친구와 교제를 끊고 난 후로 레몬의 냄새는 맡아도 레몬이 어떻게 생겼는지, 장미꽃 냄새는 잘 맡아서 알아 맞추어도 장미꽃이 노란 색인지 빨간 색인지 전혀 모르는 눈 봉사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제까지 눈 친구가 이 모든 것을 다 보고 알려 주었기 때문이지 콧대 친구 스스로는 단 하나도 볼 수 없다는 것을 잊고 살았던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귀 친구와 교제를 끊은 후 이 콧대 친구는 여전히 소똥, 닭똥, 개똥 냄새는 귀신같이 알아 맞추어도, 소가 어떻게 소리 치는지 닭 소리는 어떤지, 개는 어떻게 짖는지 단 한마디도 듣지 못하는 귀머거리 병신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것도 또한 이제까지 귀 친구가 그때 그때마다 듣는 모든 것들을 콧대 친구에게 알려 주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입 친구와 교제를 끊은 후 이 콧대 친구는 냄새는 맡아도 그렇게 귀신같이 잘 알아 맞춘 것을 누구에게 자랑은커녕 단 한마디도 전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혼자 속으로 ‘이것은 무슨 냄샌데 ….’라고 할 뿐 아무에게도, 단 한 명에게도 자기가 냄새 맡은 것을 말할 수 없는 벙어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말만 잘하지 너는 냄새도 하나 맡을 수 없냐?”고 무시했던 그 입 친구가 없으니까 그는 당장 벙어리가 되어 말 한마디 못하고 킁킁 냄새만 맡는 병신이 되고 말았습니다.

보고도 무슨 냄새인지 모르느냐고 비웃었던 눈 친구, 들어도 냄새 하나 못 맡느냐고 비웃었던 귀 친구, 말만 잘하지 냄새가 무엇인지도 모르느냐고 비웃었던 입 친구, 그러나 그렇게 자기가 비웃던 친구들이 없게 되자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게 되었고 그때서야 이 콧대 친구는 자기가 그렇게 무시한 이웃 친구들이 없이는 자기의 존재가 아무것도 아니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기라는 존재는 보아서 알려 주는 눈 친구와 들어서 알게 해주는 귀 친구, 자기가 맡은 냄새를 전달해 주는 입 친구가 있으므로 존재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그후 이 콧대 친구는 눈 친구, 귀 친구, 입 친구를 다시는 무시하지 않고 오히려 잃어버릴까 봐 어깨동무하고 오래오래 잘살았고, 오늘까지도 함께 잘살고 있습니다.

 

 

이상은 石仙 선생님 강의 중에서 일부를 옛날 이야기 식으로 풀어 쓴 내용이다.

이 콧대 친구의 예화처럼 우리 인류는 원래 기능적으로도 한 몸, 한 가족이었다. 나와는 전혀 다른 기능을 가진 눈, 귀, 입이 없이는 내가 존재할 수 없는 것처럼 내가 아무리 냄새를 잘 맡는다 할지라도 나와 다른 이웃의 존재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운명적 한 몸, 곧 한 가족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인류는 ‘너, 없이도 나는 잘 살 수 있다.’는 콧대 친구 같은 이기적 교만 병이 깊이 들었다. ‘나는 너보다 낫다. 나와 너는 다르다. 따라서 나는 너보다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다.’ 이러한 자기 분리적 이기심이 우리 인류를 2억 5천만 성씨 이상으로 갈라놓았고 2백 나라 이상으로 갈라놓았고 수많은 종족, 계급, 종파 등으로 갈라놓았다. 결국 콧대 친구처럼 우리는 자기를 잃어버리고, 잃어버린 자기를 만날 때마다 반가워하기는커녕 진짜 남처럼 대하며 불행한 삶을 살고 있다. 자기를 남처럼 대하는 악몽 같은 꿈에서 우리는 화들짝 깨어나야 한다. 우리 모두는 잃어버린 가족, 곧 자기를 찾아야 된다.

만약 온 인류가 나와 똑같아야만 하나로 회복될 수 있다고 한다면 한번 상상해 보라!

콧대가 아무리 잘났다고 할지라도 눈 없이 눈에도 코요, 귀에도 코요, 입에도 코요, 얼굴 전체가 코로 덮여 있다면 그 모습 또한 얼마나 괴물 같겠는가? 우리 인류는 나와 다른 형제가 있으므로 조화롭고 아름답다. 장미꽃이 아무리 아름답기로 온 세상에 백합, 튤립, 라일락, 코스모스 등 다른 형태의 꽃 없이 장미꽃만 있다면 얼마나 꽃의 세상은 단조롭겠는가? 또한 사과가 아무리 과일의 왕이라지만 마찬가지로 온 세상에 살구, 배, 포도, 딸기, 수박 없이 사과만 있다면 얼마나 밍밍하겠는가? 꽃은 이 모든 꽃들이 있으므로 꽃인 것이고, 과일도 이 모든 과일이 있으므로 과일인 것처럼, 사람도 60억 인류가 많은 것 같아도 우리 인류는 단 한 명이 빠져도 안 되는 조화로운 한 몸, 한 가족, 한 생명인 것이다.

오늘날 인류는 잃어버린 지구 가족을 모두 되찾아야 한다. 몸의 한 지체만 아파도 온몸 백체가 고통을 하는데, 우리 인류가 오늘도 그늘진 곳에서 고통하고 있는 나를 잃어버리고 오직 「조각 나」인 각자의 행복만을 위해 뛸 때 인류의 행복은 사막의 신기루같이 결코 찾을 수 없는 환상에 불과할 것이다.

슈바이처 박사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그는 잃어버린 나, 곧 인류를 한 몸, 한 가족으로 되찾았기 때문이다. 백인인 그는 흑인을 남처럼 여기지 않았다. 유럽 사람인 그는 아프리카 사람을 미개한 남이라고 여기지 않았다. 잘사는 그는 가난한 자들을 남으로 여기지 않았다. 앓고 있는 지체를 찾아가 낮에는 치료해 주고, 밤에는 그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함께 춤추며 함께 살았다. 인류라는 자기 가족을 찾은 것이다. 우리 마음에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으려는 본성이 있으므로 비록 슈바이처를 직접 만나지도 보지도 아니하였을지라도 잃어버린 자기를 찾은 그에게서 우리 모두의 마음의 고향을 보았기에 그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남이 없는 세상 곧 잃어버린 자기를 찾는 것은, 유엔 같은 국제 기구나 혁명이나 제도, 종교적 교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산 가족 찾기 운동이 펼쳐졌을 때 골목 맞은 편에서 서로 경쟁적으로 슈퍼마켓을 운영하던 두 주인들이 알고 보니까 친형제였고, 그 결과 단번에 서로가 손님을 양보함으로 자기를 되찾는 행복을 누리게 되었다. 이와 같이 남이 없는 세상은 잃어버린 자기를 찾으면 단번에 이루어진다.

누구나 꽃을 좋아하는 것은 꽃의 그 아름다운 형체와 향기 때문이다. 그러나 꽃이 만민에게 사랑을 받는 더 중요한 이유는 만인을 남처럼 대하지 않고 자기의 모든 정성을 다해서 상대를 대하는 그의 친(親)자 속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이웃을 형제처럼 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친형제로 대하고, 또한 부모님처럼 잘해 주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친부모님이 친자녀를 대하는 것처럼, 이웃을 남처럼 대하지 않고 자기의 모든 정성을 다해서 대하는 꽃의 친(親)자 속성이 그의 진정한 아름다움이요, 진정한 향기인 것이다. 꽃은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남처럼 대하지 않고 가족으로 대한다. 가령 장미꽃 한 송이를 흑인이 냄새를 맡든 백인이 냄새를 맡든 꽃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자기의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를 가지고 대한다. 남녀노유,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선대(善待)하는 꽃의 친가족적 속성이, 꽃이 누구에게나 사랑 받는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사람들은 친부모 친형제를 빼 놓고는 낯을 가린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을 가리고, 배운 사람 못 배운 사람을 가리고, 가진 사람 못 가진 사람을 가리고, 김씨 이씨를 가리고, 영•호남을 가리고, 흑인 백인을 가리고, 공산주의 민주주의를 가리고, 기독교 불교를 가리고, 내 나라 네 나라를 가리고 …, 가리고 가리다가 결국 친부모 친형제를 빼놓고는 60억 인류는 모두 나와는 상관없는 남처럼 대하며 산다.

오늘날 우리 인류는 꽃처럼 모두를 친가족으로 대함으로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행복한 삶을 되찾아야 한다. 모두를 남남으로 보는 과거의 단절된 삶을 털어 버릴 때 남이 없는 세상, 곧 잃어버린 인류의 행복은 다시 피어날 것이다.

우리는 잃어버린 자기를 찾음으로 남이 없는 행복한 세상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