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에서는 농진청에서 발표된 자료들을 비교하며 식량문제의 현실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우선 농진청에서 발표된 자료를 살펴보자.
인류가 농경을 시작하면서 곡물은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영양의 공급처, ‘식량’이 되었다. 농경 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식량 부족의 제한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나 최근 사료용, 바이오 에너지용 등 곡물 소비가 증가하면서 “필요로 하는 안전하고 영양 있는 식량공급이 부족하거나 접근이 곤란한 상태”가 올 수 있다는 식량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량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뉜다. 늘어나는 인구와 곡물의 소비를 충당하지 못하여 식량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인구 증가는 정체를 맞이할 것이며 기술의 발달로 식량 공급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그것이다. 두 의견은 공급, 수요, 분배의 요인에 대해 각기 다른 견해를 펼친다.
1 공급 요인 : 비관론에서는 경지면적이 부족해지며, 곡물 생산성도 감소하고 있고, 기후변화에 따른 빈번한 기상재해로 곡물이 점차 부족할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낙관론에서는 현재 초지 등을 농경지로 전환할 수 있고, 농업 기술과 생명공학 등의 기술 발달을 통해서 단위면적당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속적으로 경지면적이 감소하고, 농업인구가 감소하는 등 비관론의 주장과 더욱 정합하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볼 수 있다고 되어 있다.
2 수요 요인 : 현재 인간과 가축, 자동차가 곡물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형국으로 식량, 사료, 바이오 에너지 수요가 모두 증가하고 있어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비관론과 식량수요 증가율이 둔화되며 육류 소비가 감소하고, 비곡물 바이오에너지 원료가 개발되고 있어 식량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존재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곡물사료를 먹는 가축의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어 곡물 소비는 꾸준히 일정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3 분배 요인 : 비관론은 현재 5대 곡물 메이저가 국제 곡물시장의 80%를 장악하여 수급과 가격을 결정하는 독과점 구조 속에서 식량 분배의 문제가 대두될 것으로 경고한다. 낙관론에서는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이 늘고 있으며 상대적 우위에 집중하여 구매력을 높이면 충분히 식량을 수급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는 곡물의 자급률이 매우 낮은 실정이며 곡물 수입의 대부분을 특정 국가와 회사에 의존하고 있어 곡물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많은 우려와 낙관 속에서 우리는 다가올 수 있는 식량위기를 철저히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1) 자급률과 자주율을 동시에 관리하는 Two-Track 전략을 수립하여 우리만의 한국형 식량위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2) 국내 공급기반 안정화를 위해 주요 곡물별 맞춤형 대응전략을 준비하고, 세계적 식량 위기에 대응하여 국가 차원의 시나리오 플래닝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3) 식량 자주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기지 구축을 통해 곡물 생산기반을 마련하고, 장기적인 곡물 도입을 위한 유통, 재고량 조절, 전문가 양성 등의 준비를 해야 한다.
(4) 마지막으로 식량위기에 대응할 R&D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상이변 등 세계적 생산성 감소에 대비한 품종 육성부터 단위 면적당 생산량 증가를 위한 기술 등을 개발하여 근본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위 내용을 살펴 보면 마지막 결론 부분에 중요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상은 우리나라에서 해외농업을 위해 세워 놓은 기반이나 대책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작은 규모의 농장들을 개설 지원하고 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이 영세하거나 비전이 모호한 현실이다. 그러나 이에 반해 일본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은 오래 전 부터 이런 식량위기에 대비한 대책을 세워 왔다.
2008년도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은 27%가 아닌 26,2%로 하락했다. 한국의 생명줄을 74%를 외국에 의해 잡혀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 닥칠 것이 아니라, 이미 식량위기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런데도 전문가들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대응이 필요하다.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말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마치 침몰되는 뱃머리에서 사람들이 모여서서는 구멍난 배를 고치지는 않으면서 <우리는 위험한 상황이다. 빨리 배가 가라앉지 않게 대책을, 대응을, 대응체계를 세워야 한다> 라고 외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우리 대한민국은 그동안 매우 민첩하고 순발력있는 국민성을 장점으로 살려, 모든 위기에 시대들을 잘 이겨 왔고 대처 해왔었다. 물론 앞으로도 그렇게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을 펼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닥쳐오는 식량문제는 지금껏 우리민족이 해왔던 단기적 순발력으로 해결하기에는 매우, 아주 매우 어려운 문제들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을 허리에 묶어 바느질을 할 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미리 준비되어지지 않으면 절대 안되는 일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미 지구의 주도권은 땅을 가진자와 식량을 가진자에 의해 패권이 주도된다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다 아는 현실인데, 대한민국의 식량안보를 지키는 일은 지금 곧 숨막히는 연구와 발빠른 대처를 한다고 해도 많이 늦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이 시기를 놓쳐 버리면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서라도 바느질을 해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는 상황이 찾아올지도 모른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제 식량문제는 시간이 갈수록 가파른 난문제들과의 무서운 싸움이 될 것이며, 점점 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은 뻔하다. 아마도 삽으로 막을 일 포크레인으로 막아도 안될지도 모를 시급한 상황이다. 이제라도 오래동안 공들여 온 돌나라 한농의 해외농업개발이 속한 시일내에 한민족의 미궁속 식량위기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주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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