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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한국 생활

재한조선족사회의 우려되는 삼다일소(三多一少)

재한조선족사회의 우려되는 삼다일소(三多一少)

 

 

 

 [기조발표]중국동포 김충정씨의 동포사회 엿보기

 

재한조선족 사회에서 이상한 바람이 불고 있다. 이 바람이 정상인지 아니면 우려되는 것인지 적지 않은 조선족들은 어리둥절해 하고 있다.  그런 현상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일다 ( 一多 ): 신문이 많다

4천800만을 대상으로 하는 대한민국에 ‘ 조선일보 ’, ‘ 동아일보 ’, ‘중앙일보 ’ 같은 유명 신문이 10개를 초과 하지 않는데 , 유독 52만 조선족을 상대로 하여 20여개의 신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춘추전국 시대를 방불케 한다.

그 내용들을 보면 대부분 인터넷에서 옮겨진 기사들이다. 신문 하나만 읽어도, 다른 신문들의 내용을 기본상 알 수 있다.  베껴쓰기 공정이다.

중국의 ‘ 연변일보 ’, ‘길림일보’, 혹은 ‘ 인민일보 ’의 복사본이다. 아마 이곳이 한국이라는 개념을 망각한 것 같다. 적지 않은 신문들은 본사의 오피니언, 혹은 칼럼들이나, 정론, 사론들을 하나라도 찾아보기 힘들다. 신문이란 공정성이 있어야 하고, 선입견이 없어야 한다고 본다. 또, 한국이나 중국, 혹은 세계의 주류 사회를 반영하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 밖에도 제일 중요한 것은 재한조선족들의 삶에 대하여, 또, 그들의 어려움이나, 주위에서 산재 하고 있는 사기나 위험에서 그들을 보호하여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도 하여 본다.

지난 몇 달간의 동포신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생각들을 갖게 된다. 

 

첫째, 신문은 지향하는 바가 있고 그에 따른 경향성이 있기 마련이겠지만 노골적으로 특정인의 글이 대서특필되는 것같다. 

둘째, 종교에 대한 비판도 신중해야 할 것같다. 무신론을 주장하거나, 유신론을 주장하는 것은 중국이나 한국 모두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신앙의 자유라 할 것이다. 재한동포들 중 4만 여명이 기독교 신도들이라고 한다.  신문에서 특정된 신앙이나 종교에 대하여 비난하거나 폄하하지 말았으면 한다. 

셋째, 조선족사회를 위협하는 위험요소에 대해서 과감하게 보도하는 동포신문이 되었으면 한다. 다단계 피해사건, 예술단을 표방하며 유혹을 하여 건강상품을 팔아 피해주는 사건들이 재한 조선족사회에 버젓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동포신문들은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같다. 

 

넷째, 한 두가지 그릇된 사례를 보고 전체가 그러느냥 반한, 혐한 감정을 부추기는 일이 없어야겠다. 
지난달 북경과 천진에 회사 일 때문에 들어 간 적이 있다. 중국에는 기차에서나 버스에 노인석이나 장애인 석이 없다. 2008년 올림픽때 노인들이 차에 오르면 젊은이들이나 대학생들이 자리에서 일어났지만 이번에 보니 그때 황홀경은 옛말로 되어 버렸다. 한국에 도착하여 지하철에 오르니 정 반대로 노인석이 비어 있는데도 젊은이들은 앉지 않았다. 나의 손에는 “ 버스 노인석에 젊은 처녀가 자리를 내 주지 않았다” 는 중국동포계 신문이 쥐여져 있었다. 왜 길바닥의 많지 않은 먼지만 보이고, 창창하고 깨끗한 고속도로는 보이지 않는지?! 조선족은 한국사회와 한국 국민과 융합되어야 한다. 그 어떤 반한(反 韓)이나 혐한(嫌韓)감정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고향 땅이고 선조들의 뼈가 묻혀 있으니 말이다.

 

[2] 이다 ( 二 多 ): 협회가 많다

 근 몇 달사이 일요일 오후이면 서울 시청광장에 가는 것이 나의 일상 습관으로 되어 버렸다. 거기에 가게 되면 거의 일요일마다 보수 세력들과 진보 세력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그들이 들고 있는 협회 깃발을 보면 몇 십 개는 되는 것 같다. 간혹 한 두 사람의 협회도 보인다. 동포들이 한국에 오니 한국 분위기를 따라가지 않는지?! 동포 사회의 협회 수가 이렇게 빠른 시일내에 한국의 협회수를 거의 따라 잡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모두 같은  협회 인데도 거기에 '총회', '총협회', '총연합회', '조선족협회' '한민족협회’'연합총회', '연맹총회', '○○협회' 일반적으로 중국동포, 조선족, 재한, 귀한 등 이름들을 앞에 놓고, 위와 같은 단어들을 붙혀 단체 간판을 내걸고 있다. 누가 누구인지  분간하기 어렵고, 현기증 마저 난다.


협회의 허실과 강약은 누구의 외침소리의 강약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실적과 업적에 기인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99년 재외동포법이 제정된 후부터 한국의 교회 목사와 민간단체 들이 나서서 중국동포의 지위향상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온 한국인 인사들을 알고 있다. 이들은 중국동포를 위하여 혼신을 바치었고, 물심양면으로 모든 것을 바쳐가며 일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지난 동포권익향상을 위한 운동사에서 전혀 보지 못하고 들어보지 못하였던 새 얼굴들이 나와 협회를 만들고 “우리가 최고다” 하면서, 또 “모든 권익은 우리들이 앞장 서서 만들어 놓았다”고 주장하며 아미산에서 내려오고 있다.

지금 한국 동포사회에선 우리를 위하여, 모든 마음과 생명을 바쳐가며 싸워온 한국 은인들을 외면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한국인들은 한계가 있다 하면서 이제부터 조선족 일은 우리가 하자는 식으로 주장을 펼치는 이도 있다.

문제는 이런 현상들이 앉아서 떡이나 먹고 굿이나 보던 지식인이나 협회장들의 입에서 나오니 한심한 일이 아닐수 없다.

 

[3] 삼다:(三 多 ) 거품이 많다

거품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부동산 업체를 가르키는 말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언급하려 하는 것은 동포 협회들을 가르키는 말이다. 지난번 서울시  부시장이 동포사회를 방문한 적이 있다. 또, 여러 언론계에서 여러 번 보도한 바에 의하면 웬만한 협회들 모두 3000명, 혹은 5000명 이상 회원이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만명이 넘는 협회도 있다고 한다. 사무실에 가보면 고작 2~3명뿐이고 큰 행사라해도 손님들 모두 합쳐 500명도 안되는데 나머지 회원들은 어디로 간 것인가? 또, 그렇게 크다고 자처하는 협회가 동포사회에 한 두 개 정도 뿐이 아니다. 조선족의 복지를 위해 회원이 많을수록 좋은 일이라 하지만, 거품이 너무 많다는 생각에 신뢰가 서지 않는다.
       
[4] 일소 (一 少 ): 감사 기관이 없다.   

초식 동물들의 과도한 번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육식동물이 있고, 육식 동물들의 과도한 번식을 방지하기 위하여 자연계에서는 그들의 천적이 있다. 예를 들 면 새끼표범의 천적은 큰 구렁이 이다.

균형있는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견제하고 감시하는 기능을 갖춘 기관도 필요하다.   그런데 재한조선족사회는 지금 보면 성장과 팽창만 있지 적절하게 견제해줄만한 기관이 없다. 신문과 협회가 필요할 때는 상호 협력하면서도 때로는 견제하는 역할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지만 지금의 상황으로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것같다. 

재한 조선족 사회의 3다(多) 현상을 누가, 어떻게 견제하여야 할까? 기형적인 팽창이다. 자연법칙에 의하여 자생 자멸이요, 보편적 사회 현상과 다른 현상이라고 본다. 재한조선족사회의 바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옳고 그름을 말해줄 수 있고,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해주는 자정노력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보며 2012년 임진년 새해를 맞이해본다.

 

/동포세계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