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지 않아도 봄은 오고 있습니다. 설을 지내기 전에 이미 봄을 알리는 입춘(立春)으로 24절기는 문을 열었고, 우수가 지나갔습니다. 봄기운이 돌아 초목에 싹이 튼다는 절기죠.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농가월령가〉 정월령에서는 “정월은 이른 봄이니 입춘 우수 절기로다. 산속 깊은 골짜기에 눈과 얼음 남았으나 평야마을 넓은 들엔 풍경이 바뀌었네”라고 하며 봄의 시작을 알리는 구절이 있습니다. 물론 아직 춥지만, 생명은 점점 깨어나고 있습니다. 유독 추웠던 이번 겨울도 이제 서서히 멀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기다리던 봄이 오네요. 웅크렸던 몸을 펼 시간입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면 보통 피로감도 더 잘 느끼게 되고, 봄이 되면 겨울보다 활동량도 훨씬 늘어나게 됩니다. 생각하고 계신 나들이를 생각해보시면 아실 거에요. 따라서 비타민 소모량이 겨울보다 3~10배나 늘어난다고 하는데요. 이럴 때 더 필요한 영양소는 나물로 채워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물론 요즘은 비닐하우스가 있어 모든 채소를 다 먹을 수 있긴 하지만, 역시 자연의 힘을 가장 많이 담고 있는 것은 제철 채소가 아닐까 싶습니다. 값도 싸고 영양도 가장 뛰어난 봄나물로 미각도 한껏 봄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밥상에 흐르는 숲과 들, 나물의 향연
두릅(나무두릅)
<두릅입니다. 보기만 해도 알싸한 향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몸에 활력을 주고 피로를 해소해주기 때문에,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는 춘곤증에 최고인 나물이 두릅입니다. 봄 두릅은 ‘금’이고 가을 두릅은 ‘은’이라고도 하죠. 향긋하면서도 쓴맛의 어린 순을 데쳐 식용을 많이 합니다. 우수한 단백질이 많고 비타민 A와 C, 칼슘과 섬유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여성에게 효과적인 식품이고 두릅에는 사포닌 성분이 많아 면역력 향상에 큰 도움을 줍니다. 혈관 내 노폐물 중 유해 콜레스테롤을 녹여 배설해주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혈당강하 및 혈중지질 저하 효과도 높고, 사포닌과 비타민 C성분은 암을 유발하는 물질인 나이트로사민을 억제시켜주죠. 살짝 데친 후 초고추장에 찍어먹으면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습니다. 또한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신경을 안정시키고 불안감이나 초조감을 없애는 등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줍니다.
곰취나물
<곰과 연관이 있다는 곰취나물, 고기에 싸먹고 절여 먹는 맛이 별미죠!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향긋한 맛이 진한 곰취나물은 혈액순환을 촉진시켜주며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능이 있는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꼭 곰 발바닥 같다고 ‘곰취’라 했다고도 하고 곰이 사는 깊은 산 속에서 핀다고도 하는 곰취나물의 잎은 넓적한 타원형으로 가장자리 톱니를 달고 있습니다. 곰취나물은 보릿고개가 있었던 배고픈 시절 대체 식량 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하죠. 드물게 생채로도 먹을 수 있는 산나물입니다. 특히 삼겹살구이 쌈으로 상추나 깻잎에 비할 바가 아니죠. 쌉싸래한 맛과 독특한 향이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확실히 잡습니다. 그 다음으로 흔히 만들어 먹는 것은 절임입니다. 간장에 설탕과 식초를 첨가하여 곰취를 담가두고 1년 내내 먹죠. 데쳐서 먹거나, 도토리묵과 버무려도 먹습니다.
숲 깊이로 들어가면 귀하게 만나는 나물이 곰취입니다. 봄나물 캘 때는 가을 송이와 거의 맞먹는다고 하는데, 줄기와 뿌리를 이용해서 진통•진정제로 쓰기도 했답니다. 옛날처럼 흔하지 않아서 더욱 반갑고 귀한 이 꽃의 꽃말은 ‘보물’이라고 합니다. 깊은 숲속에서 발견하고, 쓰임새가 귀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네요!
쑥
사실 쑥을 발견하기는 굉장히 쉽습니다. 흙이 있으면 어디든 있죠. 공원이나 아파트 잔디밭 에서도 찾기 어렵지 않아요. 이렇게 평소에도 친숙한 나물인 쑥은 해열, 해독 등에 좋고 신경통이나 지혈에 도움을 주는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합니다. 특히 비타민A를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비타민 A는 몸에 세균이 침입했을 때 저항력이 강해지는 힘을 가지고 있죠. 80g정도만 섭취하여도 하루 권장량을 섭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비타민C의 함유량도 높아 감기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이 되며 체질의 산성화를 막아주는데도 효과적입니다. 또 복통에도 특효인데요. 특히 설사를 할 때는 말린 쑥에 생강을 넣고 달여 마시면 특효입니다. 면역력을 키워주고 영양도 좋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참 좋은 나물입니다. 뿐만 아니라 쑥은 효소를 담가 놓았다가 어린잎에 영양제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농사에도, 가축들에게도 먹이면 항생제의 효과를 가진다고 하죠. 쑥국, 쑥전, 쑥빵, 쑥밥, 쑥밀전병, 쑥호떡, 쑥차 등 많은 요리를 해먹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구요!
취나물
<목을 많이 사용하는 분들에게 특히 좋다는 취나물입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산나물의 대표격인 취나물은 재배하는 것이 아니고 주로 산에서 채취해 이용하는 나물입니다. 보통은 봄에 채취해 데쳐서 말리기도 하고, 그냥 나물로 이용하기도 하죠. 취나물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 B1•B2, 니아신(B군 비타민에 속하는 니코틴산과 니코틴아미드의 총칭) 등이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입니다. 맛과 향기가 뛰어난데요, 살짝 데쳐서 쓴맛을 없앤 후에 양념에 무치거나 볶아서 먹습니다. 감기, 두통, 진통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이용되죠.
취나물은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어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며 감기나 두통, 요통, 관절통, 근육통 등에 효과가 있습니다. 또한 인후염이나 만성 기관지염이 있는 분들은 자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말을 많이 하거나 목소리가 갈라지는 등 목이 아플 때도 섭취하면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사나 학원강사들에게 참 좋은 음식이라고 하죠.
돈나물(돌나물)
<여성에게 특히 좋은 돈나물, 샐러드로도 물김치로도 맛있답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돈나물은 신맛이 있어 식욕을 촉진시키며 비타민C와 인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습니다. 돌나물 특유의 향과 맛이 나는 어린 잎과 줄기를 주로 씁니다. 피를 맑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도 좋다 하죠. 대하증이 있으신 여성분들에게도 좋다고 합니다. 또한 살균, 해독 등의 효능이 있어 감염성 염증이나 급성 기관지염에도 도움이 됩니다. 생채로 해도 좋고, 물김치를 담그기도 하죠. 해산물과 섞은 샐러드가 특히 좋다고 하구요. 잎이 도톰하고 작은 것, 잎이 여리고 신선한 것, 이물질이 섞이지 않은 것을 고르시면 효과를 가장 크게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달래
<알싸한 맛이 그만인 달래, 어느 요리에 들어가 있어도 알 수 있는 산나물이죠!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2월 중순이 지나면 제철이 되는 달래는 씁쓸한 맛이 독특하고 비타민C와 칼슘이 많아 빈혈과 동맥경화에 좋습니다. 비타민부족으로 입술이 터지고 잇몸이 붓는 사람에게 특히 좋구요. 소화를 돕고 가래를 삭히는 효과가 있답니다. 잎은 짙은 녹색, 뿌리 주변이 매끄럽고 윤기가 있으며 씹을 때 향이 진한 것이 참 좋죠. 또한 달래에 함유된 칼륨은 체내의 나트륨과 결합하여 몸 밖으로 나오기 때문에 찌개 등으로 인해 음식을 다소 짜게 먹는 한국인의 식단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음식이지요. 달래를 섭취할 때는 열에 익히기 보다는 날로 먹거나 초무침으로 먹는 것도 좋습니다. 식초는 비타민 C의 파괴를 지연시키거든요.
산마늘(명이나물)
<줄기의 마지막 붉은 부분에 영양소가 많은 산마늘, 명이나물이라고도 합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산마늘은 지리산, 설악산, 울릉도의 숲 속이나 우리나라 북부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입니다. 생육환경은 토양의 부엽질이 풍부하고 약간 습기가 있는 반그늘에서 자라는데요. 키는 25~40㎝이고, 잎은 2~3장이 줄기 밑에 붙어서 난다고 해요. 잎은 약간 흰빛을 띤 녹색으로, 길이는 20~30㎝, 폭은 3~10㎝가량이며, 꽃은 줄기 꼭대기에서 흰색으로 뭉쳐서 피며 둥근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보통의 마늘과 다른 것은 산마늘의 경우 잎을 주 식용 부위로 한다는 것이고 전체에서 마늘 냄새가 난다는 것인데요. 뿌리는 한줄기로 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마늘과도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고 해요.
산마늘은 섬유질이 많아 장의 운동을 자극하여 변비에 좋으며 장에 있는 독성을 배출하고 콜레스테롤을 정상화 시키는 효능이 있습니다. 또한 최근들어 발생빈도가 높아진 대장암의 발생률을 낮추는 효능이 있으며 비타민A 함유량이 높아 피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냉이
<냉이, 흔하지만 몸에 좋은 나물입니다. 춘곤증 예방에 그만입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봄이 되면 칼과 봉지를 들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냉이를 캐는 분들이 많습니다. 냉이는 봄에 먹는 인삼이라고도 불리지요. 엄동설한을 이겨낸 모든 뿌리식물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냉이는 채소 중에 단백질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비타민A도 풍부하게 있어 춘곤증 예방에도 효과적입니다. 이외에도 간의 해독 작용을 돕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성인병 예방에도 효과적이며 철분이 많아 임신부나 코피를 자주 흘리는 사람에게 좋다고 하지요.
또한 충혈된 눈에 냉이 짓찧은 것을 곱게 걸러서 넣으면 즉효를 볼 수 있을 만큼 안약 대용품으로 쓰이는 등 냉이를 나물로만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잘 말려서 줄기와 뿌리를 삶아 그 물을 장복하는 것도 몸에 좋다고 하죠.
봄동
<아삭아삭한 맛을 즐기다보면 벌써 봄이라는 사실을 저절로 느끼게 됩니다/출처: 네이버 블로그>
봄동은 품종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배추이든지 노지에서 겨울을 나며 자라고, 속이 꽉 차지 않아서 결구 형태를 취하지 못한, 잎이 옆으로 퍼진 개장형을 띤 배추를 모두 봄동이라고 합니다. 봄에 입맛을 돋우는 겉절이나 쌈으로 즐겨 먹구요. 배추보다는 조금 두꺼운 편이지만, 어리고 연하며 아미노산이 풍부하여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고 향이 진하지요. 사각거리는 식감도 일품이라 봄에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인데요. 봄동은 찬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히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에도 좋고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또 겨울 내내 먹어온 김장배추에 질릴만할 때 봄동을 먹으면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신선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즉석에서 양념장에 버무려 먹으면 그 맛이란!
또한, 비타민C와 칼슘도 풍부하여 국으로 끓여도 비타민이 덜 손상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잎이 크지 않고 속이 노란색을 띠는 것이 고소하며 달짝지근합니다. 겉절이를 할 때에는 소금에 절이는 것보다 먹기 직전에 썰어서 무쳐야 사각거리는 맛을 더 잘 느낄 수 있죠. 생채로 요리해서 참기름과 깨소금으로 버무린 밥이나 국수 위에 올려 먹으면 한끼 뚝딱 해결할 수 있답니다. 이것이 봄의 맛 아닐까요?
계절의 전령사 봄나물에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습니다. 단단한 땅을 뚫고 튀어 오른 봄나물은 싱그러운 향기는 물론 비타민 A, B2, C와 칼슘 등 무기질 영양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는데요. 봄나물로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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