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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건강과 식생활

무병장수 핀란드인의 겨울철 건강법

무병장수 핀란드인의 겨울철 건강법

 

 

세계적으로 국민이 건강한 나라를 꼽으라면 항상 핀란드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워낙 의료 복지가 잘되어 있는 이유도 있지만, 핀란드 음식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자일리톨'이다. 자일리톨은 설탕 대신 쓰이는 천연 감미료로, 충치 예방에 효과가 있어 껌이나 사탕 등의 단맛을 내는 데 사용된다. 자일리톨의 대부분은 핀란드에서 생산된다. 우리에게 건강한 나라로 알려진 핀란드는 이 밖에도 다양한 건강식품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자일리톨의 명성과 함께 '베네콜'도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로 손꼽힌다. 베네콜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천연 성분을 가공해 만든 '플랜트스타놀에스테르'라는 성분을 함유한 식품 브랜드다. 이 성분을 넣은 식품은 해당 식품에 본래 들어 있는 콜레스테롤이 일부만 체내에 흡수되고 나머지는 배설된다는 사실이 임상 실험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핀란드는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환경 지속 지수 1위로,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호수와 자작나무 숲으로 유명하며, 국토의 3/4 이상이 삼림지대로 이루어져 도심 속에서도 울창한 숲과 호수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자연이 오염되지 않은 청정 국가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핀란드는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나라로, 멕시코만류와 발트 해의 영향으로 같은 위도 상의 나라보다 따뜻하다. 그러나 겨울이 길고 해가 짧아서 농사짓는 데 어려움이 많다. 때문에 핀란드의 선조들은 모든 지혜를 모았다고 한다. 기능적으로 음식 재료를 만들고 보존한 것이다. 예를 들어 호밀과 귀리, 보리를 경작하면 그것들을 기나긴 겨울을 위해 말리고, 겨울이 되면 그 곡식을 포리지(오트밀을 우유나 물로 끓인 죽)나 발효된 빵을 만들기 위해 사용했다. 여름에는 나무에서 베리류를 따고, 겨울을 위해서는 링곤베리를 저장했다. 이른 봄에는 녹아가는 눈 밑을 들춰가며 크랜베리를 찾으러 다녔다. 베리류는 비타민 C가 다량 들어 있고, 노화 방지에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핀란드인은 감기에 걸릴 때면 뜨거운 블랙베리 주스나 곱게 간 마늘을 넣은 뜨거운 우유, 비타민 C, 레몬을 곁들인 뜨거운 꿀물 등을 마시고 푹 쉰다. 부모 세대에서 자식 세대로 전수된 민간요법인 셈이다.

핀란드인들은 커피도 즐겨 마신다. 세계에서 1인당 커피 소비량이 가장 많다고 하니, 그들이 커피를 어느 정도 좋아하는지 알 만하다. 신기하게도 핀란드인 중에는 커피가 잠자는 것을 도와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모임에는 커피가 빠지는 일이 절대 없다. "커피 한잔하실래요?" 핀란드에서 이 말은 얼었던 마음을 녹여주는 마법의 주문과도 같다. 핀란드 사람들의 입안을 거쳐 마음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커피는 겨울을 나는 핀란드 사람들에게 따뜻한 점퍼만큼, 아니 점퍼보다 더 필요한 월동 제품이 아닌가 싶다.

핀란드인들은 건강을 위해 사우나와 겨울 '얼음 수영'도 빼놓지 않는다. 얼음 수영 외에도 겨울철 실외 운동으로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 노르딕 스키, 조깅 등을 즐긴다. 노르딕 워킹은 크로스컨트리 스키어들이 여름에도 몸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지속적으로 트레이닝을 하기 위해 핀란드에서 개발한 운동이다. 일반 워킹과 달리 가볍고 튼튼하게 고안된 스틱을 가지고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열량 소비량이 일반 워킹보다 약 50% 더 많다. 또 관절 보호와 상체 힘 증가, 넘어지는 위험이 감소된다는 장점으로 인해 노년층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핀란드인처럼 건강해지고 싶다면 이들의 식습관과 운동을 따라 해보면 어떨까. 필자도 효과를 본 사람 중 한 명으로서 강력 추천한다.

 

 

1. 핀란드인들이 겨울철 건강을 위해 빼놓지 않는다는 얼음수영.

2. 핀란드인들이 즐겨먹는 링곤베리. 길을 가다 따먹을 수 있을 정도로 깨끗하다.

3. 핀란드 마트에서 파는 자일리톨 제품.

4. 핀란드인들의 식사대용식 '포리지'. 오트밀에 우유나 물을 넣고 끓인 죽으로 소화가 잘 되고 부드럽다.

※ 글쓴이 이보영씨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이오와주립대 교육공학 석사 과정을 거쳤다. 1999년부터 핀란드에 거주, 노키아 엔지니어인 핀란드 남성 티모 라사텐씨와 결혼해 세 아이를 두고 있다. 현재 현지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다양한 매체에 핀란드 소식을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