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면서

용산역 광장
지난번에 한 번 아이들이 기차여행을 강원도로 가게 됐다. 내가 원감께 자청하길 “아이들 상품을 용산역에 나르겠다”고 하니 원감님은 “그러면 용산역 광장에 갖다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용산역에 갔다. 그곳에서 차를 세워 넣고 마누라하고 둘이 두리번두리번하면서 광장을 찾아봤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눈에 띄지 않아 “도대체 어디가 광장이란 거지” 하면서 의문에 휩싸였고 마누라도 “여기 광장이 없구먼!” 하면서 한마디 거든다.
어쩔 수 없이 부리나케 다시 전화했다. 대화 내용은 이랬다.
“선생님, 광장이 어디 있어요?”.
“그 역 앞이 바로 광장이에요.”
“우리가 바로 역 앞인데요.”
“?”
잠시 후 “와, 이게 광장이구나!” 하면서 다시 살펴보니 용산역 광장이 규모가 작은 것은 아니었다. 주변 환경에 좀 가리어진 것도 있고 우리 생각하는 광장의 개념과 약간 차이가 있는 탓에 그런 것도 있었다. 어쨌든 용산역 광장을 알게 됐고, 이젠 살아가다 보니 차츰 익숙해지는 것 같다.
그리하여 광장의 개념이 좀 더 큰 외연으로 확장됐다. 그러니 많이 다녀보고, 들어보고 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도량형
애국가 가사 중 ‘무궁화 삼천리~’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 이 삼천리*는 대체 몇 킬로미터인가. 나는 공산당 치하에서 국제 표준 단위(ISO) 킬로(kilo)는 익숙한 용어지만, 그 외는 문외한이다. 우물 안 개구리다. 듣자니 1리(里)가 420m라 하는데 그렇다면 삼천리는 1,260Km인가.
내가 한국에 와서 이 도량형에 관심이 있는데 몇 가지를 얘기해 보겠다.
고기 1근과 남새 한 근이 다르다. 600g, 400g 등 한국에서 무게 단위는 킬로그램(kg)을 사용하지만, 내용물 성질에 따라 돈, 근, 관, 톤 등도 실생활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 같다. 부피 단위도 홉, 되, 말 등 단위를 사용한다. 아파트 면적의 한 평은 대체로 3.3제곱미터(m2)로 어림잡는다. 이런 한국의 도량형 단위는 아마도 화폐 단위와 함께 동시에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marlboro
연변통보 2013-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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