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바라기’에 관한 짧은 생각

불과 5년 전 북경 올림픽을 치른 직후만 하더라도 중국의 발전 추세로 보아 ‘앞으로 5년~10년 후에는 조선족이 한국행으로 돈 벌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하는 일부 중국동포의 글들을 많은 동포사이트에서 꽤 많이 접할 수 있었다.
과거 한국도 88년 올림픽 이후 임금의 평준화를 가져왔고, 소위 ‘공돌이 공순이’라 호칭하는 생산 노동자 비하 의식도 점차 사라지기 시작했으며, 국외 기술 인력 파견 역시 급속하게 줄어드는 경제 상황을 경험한 탓에 중국동포들의 이와 같은 호언을 반신반의로 받아들였다.
중국의 현재 경제 성장 과정이나 속도가 과거 한국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은 88년 이후 노사문제를 극심하게 경험했지만, 중국은 한국보다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노사문제로 결국 노동자 임금의 상승을 가져왔고, 사용자의 권위를 상당 부분 낮췄으며,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로 대변되는 사무직과 생산직의 벽을 크게 낮추었다. 하지만 급격한 임금 상승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 업체가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전하기에 이르렀고,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업체는 외국인 노동자를 부르는 결과를 낳았다. 이에 중국동포들도 한국의 인력 시장에 편승했다.
한국에 입국해 한국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중국동포는 대략 5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과거 50대 중년층을 중심으로 고령자가 인원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최근엔 20~30대 인원 비율이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일부 중국동포는 2008년 북경 올림픽이 열리고 대국 궐기가 한창일 때 “5년 또는 10년 후 한국에 가서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 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호언장담했지만, 현재 이들의 예상이 빗나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북경과 상해를 비롯해 중국 연해지구는 한국 못지않은 경제 부흥으로 한국과의 임금 격차도 크지 않다. 중국동포는 국적상 중국 공민이므로 한국보다는 오히려 중국 현지에서 적응을 잘해낼 수 있고 인간관계 또한 훨씬 수월할 수 있을 법한데 한국에 오는 인원이 줄지 않는 이유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언제쯤이면 정녕 중국동포들이 한국에 와서 더럽고, 힘들고, 어려운 일 하지 않고 고향에 자립 경제를 일구어내 자자손손 물려 줄 수 있는 고향 산천을 지키고 살 수 있을지 한 번쯤 깊은 관심을 가질 때가 아닌가 싶다.
나로
연변통보 2013-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