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중국인의 한국 생활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계사년 양력 2월 10일은 음력 1월 1일(정월 초하룻날)인 민족 명절 ‘설날’ 입니다. 해마다 설날이 되면 흔히 들을 수 있는 동요가 있는데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오랫동안 우리 민족은 까치를 길조로 생각해왔습니다. 아침에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속설도 까치에 대한 호의에서 비롯된 것이겠죠. 그런데 우리나라의 어느 이야기나 설화에서도 까치설날에 대한 단서를 찾아볼 수 없는데 어떻게 까치설날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일까요? 


설 전날을 가리키는 말로 본래 ‘아치설’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치는 ‘작은’ 이라는 뜻으로 ‘작은 설’을 의미했다고 하는데요. 시간이 흐르면서 ‘아치’라는 용어 대신 발음이 비슷한 ‘까치’를 넣어 ‘까치설’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물론 전날의 순 우리말인 ‘가치’가 된 발음이 되었다는 설도 있기에 확실치는 않다고 하네요. 오늘은 까치설날(작은 설, 설 전날)의 의미를 되새겨 설날이 되기 전에 가족과 함께 다채롭게 설을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리려고 하는데요. 민족 대 명절 설을 맞아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와 도심 속에서 즐길 수 있는 방법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


하위징아의 <호모 루덴스>에 따르면, 인간의 본원적 특징이 사유나 노동이 아니라 ‘놀이’라고 보고, 더 나아가 인류의 문명을 만들어 낸 것이 놀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요. 놀이는 대단히 창조적인 활동으로, 문화라고 부르는 대부분의 것들이 놀이의 충동에서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민족 명절 ‘설날’을 맞이하여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하나, 함께 둘러앉아 윷놀이 한판

 


대한민국의 수많은 놀이 중 윷놀이는 여럿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한국 고유의 독특한 놀이인데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오랜 역사와 상징성도 풍부한 놀이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윷판의 모양은 부여나 고구려의 부족제도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설과,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해 북두칠성의 천체운행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요. 윷놀이는 29개의 동그라미를 그린 윷판을 펴 놓고 2명 이상의 인원이 편을 갈라 각자 4개의 윷가락을 던지며 노는 놀이인데, 박달나무 등으로 만든 나무토막인 윷가락을 던져서 도, 개, 걸, 윷, 모를 구하여 한 발부터 다섯 발까지 가서, 말 네 개가 모두 첫발(입구)인 도에서 출발하여 참먹이(날밭, 출구)를 먼저 빠져 나가는 편이 이기는 놀이입니다. 이번 ‘설’ 에는 오랜만에 모인 가족, 친지들과 즐거운 윷놀이 한판 어떤가요?


둘, 하늘 높이 희망 연날리기

 


“에헤야디야 바람분다.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디야 잘도 난다. 저 하늘 높이 난다. 무지개 옷을 입고 저 하늘에 꼬리를 흔들며 모두다 어울려서 친구된다. 두둥실 춤을춘다. 에헤야디야 바람분다. 연을 날려보자. 에헤야디야 잘도난다. 우리의 꿈을 싣고.”


동요 ‘연날리기’ 노래의 가사입니다.  노랫말처럼 하늘을 날고 싶은 욕망을 가진 인류가 처음 그 꿈을 실어 바람에 날려 보낸 기구가 연인데요. 연날리기는 정월 대보름 무렵에 즐긴 대표적인 세시 민속놀이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연은 방패연과 가오리연이 있는데요. 어린 시절에 모두들 한번쯤은 만들어보셨죠? 방패는 액을 물리는 도구이자 상징물이라고 하고,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 모양으로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해, 방패연을 날리는 것은 땅의 기운을 하늘에 실려 보내는 것을 뜻하며 나쁜 것을 쫓는 의미가 있다고 하네요. 이번 계사년 ‘설날’에는 가족들과 함께 직접 연을 만들어보고, 그 연에 꿈을 실어 하늘 높이 날려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셋, ‘와따리 갔따리’ 제기차기

 


제기를 서로 주고받는 과정을 서울에서는 ‘와따리 갔따리’라고 불렀다고 하는데요. 이런 이름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제기차기는 제기를 가지고 발로 차서 떨어뜨리지 않고 많이 차기를 겨루는 놀이입니다. 중국에서 무술을 배우기 위해 고안했던 ‘축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요. 제기 또는 제기차기라는 말도 축국을 우리말로 표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제기는 구멍이 뚫린 엽전을 얇은 미농지로 싸고 종이의 두 끝을 한 구멍의 같은 방향으로 꿰어서 그 끝을 갈래갈래 찢어서 만든 놀이기구인데요. 제기를 차는 방법에는 발들고차기, 양발차기, 외발차기, 뒷발차기가 있고, 제기는 한 사람씩 차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모여서 마주 차기도 한다고 하네요. 


서울에서는 한 번 차고 땅을 딛고 또 차고 땅을 딛는 제기차기를 땅강아지, 두 발을 번갈아가며 차는 것을 어지자지, 땅을 딛지 않고 계속 차는 것을 헐랭이라고 불렀고, 전남 고흥지방에서는 땅강아지를 땅지기, 어지자지를 양방지기, 헐랭이를 들지기라고 부를만큼 지역마다 불리는 이름이 다양했는데요. 이 밖에도 한번 차서 제기를 입에 물었다가 다시 차고, 다시 차고 입에 무는 ‘물지기’, 키를 넘게 올려 차는 ‘키지기’, 차서 머리 위에 얹었다가 떨어뜨려 다시 차는 ‘언지기’기도 있지요. 이번 명절을 맞이하여 컴퓨터 및 모바일 게임에 익숙한 어린 세대들에게 제기차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제기차기 시간을 마련해보기를 추천해드립니다.



도심 속에서 즐기는 설 연휴


민족 명절 ‘설’이 다가왔지만 짧은 연휴에 심한 교통 체증 등의 이유로 귀성을 포기하거나 역귀성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도심 속에서 설 연휴를 보내야 하는데요. 하지만, 막상 명절 당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매우 힘이 듭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도심 속에서 즐거운 명절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하나, 도심에서 전통 문화 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도심에서 온 가족이 함께 전통 문화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남산골한옥마을이나 경복궁을 추천해드리고 싶은데요. 남산골 한옥마을에서는 매년 ‘설날 큰 잔치’ 라는 이름으로 전통 줄타기, 물놀이 콘서트, 민요한마당 등과 같은 풍성한 공연과 ‘단소 만들기’, ‘전통 연 만들기’, ‘제기차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가족과 함께 설 연휴를 흥겹게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경복궁에서는 매년 궁궐 온돌방 체험 및 세배 드리기, 세화 나눠주기 등 갖가지 설날 민속 체험행사가 마련되어 있다고 합니다. 남산골한옥마을이나 경복궁 이외에도 전국 도심 곳곳에서 설 연휴 기간 전통 문화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고 하는데요. 민족 명절 설을 맞아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둘, 마음의 양식을 찾고자 한다면

 


얼마 전, 강호동씨가 MC를 맡은 새로운 예능프로그램 ‘달빛프린스’ 보셨나요? 세상이 변해도 여전히 책 속에 길이 있다는 생각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준 의미 있는 책을 읽고 우리네 사는 이야기를 서로 공유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인데요.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좋은 문화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이런 맥락에서 여러 사정으로 도심에서 설 연휴를 보내게 된다면, 가족과 함께 서점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한 해를 시작하는 시기에 서점을 방문해 책 속에서 많은 다양성을 읽어내고, 가족 구성원들에게 어울리는 책을 선물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네요. 계사년 ‘설’에는 마음의 양식을 쌓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한 해의 시작을 다짐하다


지금까지 민족 명절 설을 맞이하여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전통놀이와 도심 속에서 즐기는 설 연휴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요즘에는 설날 무렵이면 추석과 함께 ‘민족대이동’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는 인파가 많기 때문이겠죠. 간혹 ‘어른’들이 도심에 있는 자녀를 찾는 역류 현상도 있지만 여전히 고향을 찾는 인구가 많은데요. 우리에게 설은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측면 이외에 만남을 갖는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많은 의미가 있습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설날, 설 연휴를 가장 잘 보내는 방법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눠 먹는 평범한 일상이 아닐까요? 이번 설에는 가족들과 평범한 일상을 나누는 행복을 모두 누리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